중국 춘절(春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승승가도를 달리는 현대자동차가 동시에 공략 중인 곳은 '13억 인구'의 중국이다. 미국과 함께 'G2'로까지 부상한 중국은 '꿈의 시장'으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작년 8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는 진출 14년만에 중국시장에서 누적 판매 '800만 대' 성과를 거뒀다. 중국 진출 해외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최단기간에 달생한 대(大)기록이었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 중국 국영(國營)기업인 베이징자동차(北京自動車)와 합작으로 베이징현대(北京現代)를 설립했다. 그해 12월 EF소나타(현지명 밍위=名馭)와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를 첫 출시했다.

2003년에 이미 5만2128대를 판매하면서 호조(好調)를 보인 현대자동차는 2004년 14만4090대로 단 1년만에 판매량을 두 배 늘렸다.

2009년 연간 판매량 50만 대, 2012년 11월 누적판매량 400만 대, 2013년 500만 대 등 파죽지세(破竹之勢)를 보여 '현대속도(現代速度)'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시장 석권 비결은 '현지화'였다. 현지화의 대표적 차종(車種)으로 꼽히는 위에둥(悅動. 중국형 HD아반떼)은 첫 출시된 2008년 8만5957대를 판매한데 이어 출시 5년만인 2013년 누적판매 100만 대를 이룩했다.

작년 7월까지의 판매량은 무려 132만5106대로 단일차종으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화 외에 적기(適期)에 생산능력을 높인 것도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이다. 2008년 베이징 2공장, 2012년 3공장을 완공한 영향으로 현대자동차의 연간판매량은 100만 대에 이르게 됐다.

현지화, 생산능력 제고(提高) 외에 전세계에서 입증된 품질도 크게 작용했다. 베이징현대는 2015년 JD파워 작성 '2015 중국 판매만족도평가(SSI)'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15 중국 신차품질조사(IQS)' 2위, '2015 중국 정비만족도평가(CSI)' 2위 등 다수 집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위에둥(悅動)

이렇게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벌어들인 자본은 대부분 한국으로 흘러들어와 일자리 창출, 국민복지 등에 쓰인다.

작년 6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직원 수는 13만8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동네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식으로 현대자동차의 해외자본은 서민들 주머니를 두둑이 채워준다.

뿐만아니라 해외자본은 협력업체로도 들어간다. 협력업체, 식당, 재래시장 등 대한민국 곳곳에서 신규직원을 채용하고 종업원을 고용하는 형태로 2차 고용증대 현상까지 발생한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매년 국가에 납부하는 막대한 세금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사용된다.

작년 우리 정부예산은 386조7천억 원이다. 이 중 123조 원이 복지에 투입됐다. 동년 93조6490억 원의 매출을 올린 현대자동차가 민생(民生)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한 셈이다.

현대자동차의 중국시장 개척이 마냥 순풍(順風)을 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올 4월로 예정됐던 친환경 자동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출시가 약 1년 늦춰지게 된 것이다.

이유는 쏘나타 PHEV에 장착될 예정이었던 배터리를 LG화학 제품에서 중국 CALT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중국은 작년 LG화학 등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정부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설계까지 모조리 변경해야 하기에 1년이라는 시간 연장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듯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남다른 혜안(慧眼)과 수완으로 위기를 충분히 극복하리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