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편의점, 무인마트, 무인자동차 등으로 2020년까지 일자리 710만개 사라져

▲무인민원발급기
▲딸기를 배달하는 무인항공기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신한은행 스마트라운지에는 무인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기존 ATM(자동화기기)과는 달리 '적금 신규 가입, 체크카드 발급' 등이 가능하다. 이 단말기 앞에는 10여 명의 손님이 대기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일하는 창구 직원은 두 명뿐이다.

과정은 간단하다. 안내대로 신분증을 투입하자 단말기 화면에 상담 직원이 나타나 화상으로 생체(生體) 인증 수단 등록을 돕는다.

인식기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정맥을 스캔하는 방식이다. 가입할 상품을 고르고, 설명서를 읽고, 다시 인증 절차를 마치면 가입이 끝난다. 이 모든 과정이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현재 전국 22개 지점에 26대를 운영 중이다.

이렇게 무인서비스가 가능한 곳은 은행외에도 민원실, 지하철,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점, 극장이 있다.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맥도날드 매장. 무인 주문·결제 기기인 '디지털 키오스크' 4대 앞에 고객들이 3~4명씩 줄을 서 있다.

매장에서 주문받는 직원은 한 명뿐이다. 키오스크에서는 매장에서 먹을지 포장해 가져갈지를 선택하고, 메뉴를 고르고, 카드 결제하는 것으로 주문을 끝낼 수 있다. 2~3분 후 주문 번호가 알림판에 뜨고 햄버거를 받으면 된다. 직원과 대화가 필요없으니 제품만 빨리 나온다면 사람이 없어도 될 정도다.

이처럼 맥도날드는 유럽·미국·중국·호주 등 전 세계 국가에서 무인 시스템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도 올 상반기까지 전국 250개 매장으로 무인 결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인(無人)형 서비스가 우리들 생활 깊숙히 들어오고 있다. 직원 수를 줄이는 대신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경우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조만간 전면적인 무인 점포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인단말기 서비스가 대표적인 곳은 영화관이다. 서울 용산역의 영화관 CGV에는 직원이 직접 티켓을 발급해주는 계산대 외에 무인 예매·결제 기기 10여대가 설치돼 있다. 아르바이트(단기근무) 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CGV 관계자는 "모바일 예매 비율이 작년 기준 36%로 5년 전 3%보다 크게 늘어나, 현장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초 서울 용산구 산천동 점포 내부에 '무인 세탁 편의점'을 설치했다. 편의점을 지키는 직원만 있으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입구에 설치된 터치 스크린에 종류별로 몇 점인지 입력하고 빨랫감을 넣어 놓으면, 이 정보가 업체로 전달된다. 업체는 하루 한 번 옷을 거둬가고, 빠르면 이틀 내에 옷을 세탁해 가져다 놓는다. 빨랫감마다 고유 번호가 부여돼 세탁된 옷이 도착하면 고객에게 '받아 가라'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아마존에선 휴대폰만 찍고 들어가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값을 청구하는 점포를 올해 런던에 오픈한다. 89명이 필요하던 점포에 6명이면 충분해진다.

그뿐아니다. 드론이 활성화되면 무인택배형 서비스로 택배기사들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카지노에도 로봇 딜러가 등장했다. 앞으로 대형마트 일자리뿐 아니라 무인운전 차량이 보편화하면 택시운전자도 필요가 없어진다.

무인 기술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업체 로손은 파나소닉과 함께 장바구니에 바코드 인식기를 붙여 고객이 직접 제품 가격을 입력하고, 결제하면, 로봇이 포장까지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달 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홍콩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인 '카페엑스(cafe-X)'가 문을 열기도 했다.

무인형 점포 확산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작년 9월 무인 구매·결제 시스템인 '스캔앤 고'를 내놓으면서 7000여 명의 캐셔(계산원)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통계국은 "무인 매장이 확산하면 미국 전역 계산원 340만명 중 75%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보스포럼에서 경제인들은 2020년까지 선진국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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