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주열 총재는 “이번 통계 오류는 한은이 소중한 가치로 지켜온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담당팀장은 물론 관련 부서를 거듭 질책했다.

한은은 이날 이번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 오류 사고와 관련해 책임자인 경제통계국장을 ‘엄중 경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승철 부총재보가 설명회를 통해 전했다.

한은은 또 금융통계부장을 ‘교체’하고, 금융통계팀장을 ‘직위 해제’ 했다. 교체 조치를 받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제통계국 내 부국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직위 해제 징계를 받은 금융통계팀장은 경제통계국 내 팀원으로 직책 강등된다. 한은 관계자는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의미”라면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력한 조치”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한은은 올해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9천775억원 늘었다고 발표한 지 4시간이 지난 후 실제 증가액이 5천83억원이라는 수정자료를 급하게 내는 소동을 빚었다.

지난해까지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에서 제외됐던 ‘영리 목적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올해부터 새로 포함됐던 것인데, 한은은 이같은 내용을 각주 등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한은은 이후 이 총재 지시에 따라 전 부총재보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담당자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절한 설명 없이 통계를 공표한 것으로 밝혀졌고, 문책성 인사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한은 인사들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어처구니 없는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통계 편제 관련 정보교환을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재발방지책도 이날 내놓았다.

아울러 생산하는 경제 통계와 그 의미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대(對)언론 설명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