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공격'하며 단일대로 형성...방청객 질문엔 당황하며 진땀

▲한국당대선주자토론회에 참석한 김관용 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의원(좌) 홍준표 지사(우)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이 26일 TV토론에서 난타전을 방불케하는 설전을 벌였다.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1위를 수성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홍 지사는 본인이 선출되면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단일화 대상으로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홍 지사는 이날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좌파의 전유물이던 선거 연대를 우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파·중도 단일화론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홍 지사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며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등 두 당의 유력주자와의 단일화 승부에서도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일화는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홍 지사의 발언을 놓고 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협공을 펼치며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홍 지사가 과거 진보·중도 진영의 단일화를 두고 '파괴력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때 까맣던 게 지금 하얘지느냐”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홍 후보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으며,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도 "(단일화의) 단계가 있다"며 1위를 달리는 홍지사를 의식한 듯 견제했다.

이에 홍 지사는 "세 분이 전부 나만 미워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또 북한에 대한 서로의 입장에도 차이를 보이며 김 의원은 홍 지사를 향해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국보법은 있어야 하냐 없어야 하냐"고 물으며 "오엑스(OX)로만 답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참 어이가 없다"고 말하면서 답변을 끊으려 드는 김 의원을 향해 "초등학생 토론도 아니고,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 후보는 “국가냐 아니냐고 물으면 국가가 아니다라고 답하셔야 한다”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게 된다면 급변사태가 일어나서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는 사태가 일어나도 우리나라는 북한으로 올라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흡수통일을 왜 우리가 말하지 못하냐. 쳐들어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북한을 고사시키는 방향으로 흡수통일·평화통일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과거 홍 후보가 국가보안법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당시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고 해서 우리가 폐지를 막기위해 개정을 하자고 주장한 것”이라며 “폐지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보자들은 보수후보 단일화를 두고도 뜨거운 격론을 벌였다. 김 후보는 홍 후보에게 “국민의당 박지원과 손을 잡는다고 하는데 그들과 정체성이 같다는 거냐”며 “지금 (한국당은) 경선 중인데 다른 후보랑 연대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된다. 안철수·유승민과 연대할 경우 잘못하면 한국당 당원들은 후보도 못 내고 안철수·유승민을 밀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은 1년 동안 진행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우리를 알릴 시간이 없다"며 "그래서 연대하고 연합해서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정권을 바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이인제 후보도 가세했다. 이 후보는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메어 쓸수 없다”며 아직 당 후보도 안정해졌고 아직 다 돌아오지 못한 보수·우파 민심을 우리당으로 집결시키는게 우선 과제인데 다른당 기웃거리고 손을 내미는게 되겠나. 홍 후보가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관용 후보도 “홍 후보가 실수한 것 같다”며 “여러 구상 좋은데 철학을 정리해서 말하길 바란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날선 공방을 이어가던 주자들도 그들의 '공통의 적'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4명이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로 일관했다.

홍 지사는 "문 후보는 북한 김정은과는 친구로 지내겠다고 하고 반대 정당은 청산 대상이라고 한다"며 "적폐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슬로건인 '적폐 청산'을 두고 "그분 자체가 적폐"라고 볼륨을 높였다. 김 지사도 "(문 전 대표는) 또 다른 갈등과 분열로 정권을 잡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4명의 주자는 방청석에서 나온 질문에는 당황하며 진땀을 흘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방청객 중 한 명은 홍 지사에게 "파격적이고 직설적인 발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발언처럼 오해와 미움을 낳기도 한다"는 지적을 하자 홍 지사는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또 김 의원에게는 "헌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라며 "전 대통령 지지자를 위한 발언만 하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시원한 답을 하지 못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대선이 4번째다. 좌우 막론하고 당적을 10여 회 이상 바꿨다"는 질문에 해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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