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비주얼 완벽 재현
27일 드디어 실사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루퍼트 센더스)이 3D 버전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할리우드의 최첨단 영화 촬영 기술에 힘입어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비주얼이 실사로 완벽하게 구현됐다. 실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거의 모든 장면에 CG가 입혀져 원작을 능가하는 특유의 도시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1995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바탕으로 한다. 엘리트 특수부대인 '섹션9'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다.
기억과 유전자가 조작되는 시대인 만큼 살아있는 뇌에 깃든 고스트(Ghost; 영화에서 자기 정체성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이제 스스로 진화해 네트워크를 통해 해킹하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원작은 “네트워크는 광대해”라는 대사로 심오함을 더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단순한 대사로 대체된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도 과거와 미래, 동서양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수많은 홀로그램과 조명으로 화려함을 뽐낸다. 하지만 지상으로 내려와 보면 습기로 가득 찬 어두운 지하세계, 더러운 슬럼가를 오가는 부랑자들이 보인다.
이 영화는 스토리를 따라가기 보다는 CG가 구현해낸 미래도시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암울하고 비관적 세계관은 오히려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그럴듯하게 구현해 냈다는 평가가 나올 법 하다.
영화가 시각예술이라는 점에서 <공각기동대>가 보여주는 비주얼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다. 오는 29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다.
<사진=퍼스트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