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특혜의혹 보다...미결수 '503'번이 중요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장시윤기자] 대통령의 영애에서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좌까지 앉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더는 대통령이 아닌, 수인번호 ‘503’ 번으로 불린다.

지난 31일 새벽 3시경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은 탄핵결정 후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21일 총 13개 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10일 만에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검찰 측의 양해를 구한 뒤 혼자 대기실 부근 화장실에서 트레이드마크였던 ‘올림머리’를 풀고, 화장도 지웠다.

구치소에 도착해서 교도관에게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말해 본인 확인 후, 신체검사를 받고 여성 미결수에게 지급되는 수인번호 ‘503’의 연두색 수의로 갈아입었다.

수의로 갈아입은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과 번호가 적힌 흰 카드를 들고 정면, 좌·우, 뒷면 사진을 촬영했다. TV 조선 보도에 따르면 독방 입구에서 입감 직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65년 인생에서 수인번호 ‘503’ 번으로 불리는 이처럼 처참한 상황은 없었다. 본인 손으로 3평 남짓 독방에서 직접 설거지까지 하면서 말이다.

국가 일급 기밀을 다룬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에서 다른 수용자들과 접촉을 차단되며, 교도관들로부터 24시간 보호를 받는다.

서울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은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교도관으로부터 점호를 받는 것으로 시작해, 오전 7시 아침 식사를 하고, 11시 30분과 오후 5시에 각각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 하루 40여 분의 운동 시간이 주어지며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오후 9시다.

뉴스에 관심 많은 박 전 대통령은 각 일간지를 구독 신청해 볼 수 있고, 법무부가 녹화, 편집한 TV를 시청할 수 있다. 09:30~11:10, 14:00~16:00, 17:30~21:00 하루 총 세 차례 방송이 되고, 일요일에는 09:00~21:00 방송이 이루어진다. 재소자들의 알 권리 측면에서 평일 저녁 7시 뉴스와 주말 8시 뉴스는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는 특혜시비가 제기될 수 있으나,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선거의 여왕, 전직 대통령 박근혜가 아닌, 미결수 ‘503’번 이라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