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용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민주노동당 박용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민노당 창당에 가담한 이래,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는 등 당의 중점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민노당의 약점인 종북주의와 계파주의에 대해서도 다른 어떤 누구보다 비판을 가해 왔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으로 운동권에 투신했던 진보인사지만, 진보도 이제 변해야 한다는 강한 소신을 갖고 있고, 국회에 출입하는 대변인 중에는 옷을 가장 잘 입는 베스트 드레서에 속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민노당에 비판을 하는 아내의 조언을 늘 정치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하는 그에게서 어려운 민노당 사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강북구 지역구 출마자로서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현역 의원과 맞붙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디 가나 도전자 입장에서는 힘든 것 아니겠나? 더욱이 예전 상대는 조순형 의원이었다.이번보다 더 어려웠다. 그때도 13.3% 지지표를 받았으니 큰 의미가 있다.

그때 13.3%는 민노당이 치른 2000,2004 두 번의 총선을 을 통틀어 서울 지역구에서 얻은 최고 기록이다. 아직 깨지지 않았는데 내가 이번 총선 도전으로 깨겠다.

-대선에서 지지율이 지난 대선보다 후퇴했다. 그 역풍으로 총선에서도 위기가 올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대선 구도와 총선 구도는 많이 다르다. 대통령은 이명박이 됐으면 총선에서 국회는 견제하자는 심리가 발동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 말대로(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불안한 정치인'이다. '선명 야당', 그리고 '똑똑한 정치인들'의 포지션을 잘 갖고 가면 총선에서 선전할 것으로 본다.

-당이 대선 후 자주파와 평등파간에 의견대립으로 후폭풍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판단을 좀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분당 논의가 제기됐다. 하지만, 지금은 당을 쇄신, 혁신을 해야 할 때지, 분당은 아직 아니다. 이 당이 아직 가망이 없는지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다. 충분히 쓸 수 있는데 버리면 자원낭비다.

-최악의 경우 분당이 돼도 민노당 간판으로 출마할 것인가? 비대위 구성도 진통이 많아서 총선에 당의 지원이 원활치 않고 민노당 후보들이 각개전투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각개 전투는 어렵다(웃음). 팀을 잘 짜서 당이 쇄신된 모습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본다.돌아다녀 보면 오히려 지역구민들이 '당이 요새 싸움한다는데 괜찮은지' 걱정해 주고 있다.진통을 짧게 정리하고 강력한 쇄신하면 된다.

-민노당이 내건 가치가 숫자상 열세로 17대 국회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18대 국회에서는 오히려 의석수가 답보 내지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책 추진을 어떻게 하고자 하는지?

▲지금 상황에서 보면 18대 총선에서의 구도는 암담하다. 하지만, 이 판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국민이라는 선생님이 대선 시험을 냈고 민노당이 낸 답안이 점수가 안 좋았다. 그래서 시험지를 찢었지만, 아직 교실 밖으로 쫓겨난 것은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답을 쓸게 아니라 국민이라는 선생님이 원하는 답안지를 성의있게 쓰고 평가받으면 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노당에도 희망이 있고,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다. 한나라당은 저렇고, 범여는 지리멸렬 그 자체다.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은 주목은 받았으나 실체는 없다. 이회창 보수신당은 한나라당과의 2중대 역할을 할 것이다. 개혁진보층의 유권자 절대 다수가 어디를 의지하고 지지할지에 대한 답이 없다.

민노당이 빨리 혁신과 쇄신, '제 2 창당 수준의 개혁'으로 국민들 앞에서 나선다면 민노당이 제대로 된 야당 노릇, 진보선명 야당을 하도록 표를 줄 것으로 본다.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등원시 어떤 정책을 하고 싶은지?

▲거시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대안은 우리 민노당에 이미 꽉 차 있고, 지역구 의원을 꿈꾸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우리 지역구에 중고교 학교 수와 학급 수가 적다. 초등학교는 집 가까이서 다니는데, 중고등학교는 멀리 버스를 타고 40분 이상 다녀야 한다. 버스 막히는 시간을 피해 등교하려면 새벽 6시 반부터 등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구민들이 분통터지지 않게 생겼나? 그래서 중고등학교를 늘리고 싶다.

이명박 당선자 교육정책이 똑똑한 애들 잘 가르치자는 것인데, 그걸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을 하고 나서 자립형 사립고 확대든 뭐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 점에서 국회에 들어가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

-민노당 하면 종북주의 정당으로 비판을 받는데, 대변인 시절에는 오히려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도 보였다. 방북 당시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는데?

▲일심회 사건 때도 그렇고 비판적인 논평을 종종 냈다. 그래서 북에 갔을 때 견제 많이 받았다. 나 빼고는 북한 순안공항에 내리니 다 친한 것 같더라. 그때 조선사회민주당이라는 정당의 서열 3위 인사와 인사를 했다. 그런데 날 쳐다 보면서 “잘 하기요”라는 것이다. 북에 대한 비판적 글 글 쓰고 그런 걸 다 알더

라.대학생 때 운동할 때도 NL쪽에서 한 것도 아니고 해서 지금 당권파를 이해는 하지만 차이가 좀 있다.

-민노당이 18대 총선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을 대거 지역구 출마 시키기로 했는데, 효과가 있을까? 그리고 본인은 지역구 다지기를 잘 해 왔다고 생각하는지?

▲좋은 전략이기는 하지만, 시점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노회찬, 심상정 의원은 대단히 훌륭한 분들이다.하지만 17대 국회에 등원한 이후 2년 정도 지났을 때 지역구 배정 문제 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해야 했다.

지역구 관리에 대한 노하우라면, 나에게는 약 6400명의 데이터 파일이 있다. 나와 한 번 만난 사람에 대해서는 정리해 둔 것이다. 느낌, 나이, 어느 지방 사투리 썼고, 무슨 이야기했고 하는 것을 입체적으로 기록해 둔다. 7년전 자료도 있고 기억한다.

사람들과 이 지역에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고, 사람으로 성과를 남기고자 한다.

-어떤 정치인,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진보라고 해서 문화적으로 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노당이 운동권 정당, 종북주의 정당 평가도 많이 받지만, 문화적으로도 많이 뒤떨어진 편이다. 머리띠 두르고 진보라고 해서 오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독일 월드컵 때 논평을 몇 번 냈는데('토고에게 박수를' 등), 그것에 대해 일부 진보에서는 항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전국민이 즐거워하고 가슴 졸이는 것을 상업주의에 물든 스포츠라고 폄하한다면, 전국민이 우리의 교양 대상이라는 것인가? 그건 잘못된 것이다. 남들 즐거워 할 때 같이 즐거워 하는 진보가 되고 싶다. 진보도 이제는 문화적 감수성이 뛰어나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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