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다. 찬 바람이 뼈까지 시리게 한다. 그뿐인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고, 국내 경기 역시 지난 10년새 겪어온 경기침체의 독이 쉽게 빠지지는 않을 터여서 우울하기만 하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추운 시절, 하지만 언제까지고 움츠리고 있을 수 없지 않을까. 더욱이 바야흐로 신년 원단(元旦), 이제 정권도 바뀌었으니 뭔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되는데......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공급할 적절한 계절 요리를 살펴보자. 이들 겨울음식 아이템과 함께라면 겨울도 두렵지만은 않을 듯.

◆비타민 A,E 풍부한 과메기

눈을 꿰어 보관한다는 관목어에서 유래한 과메기는 문자 그대로 꽁치나 청어를 꿰어 겨울 바람에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며 건조를 진행한 것이다. 반건조 물고기라고 설명하면 정확할 듯. 과메기는 포항 등 경북 일원에서만 먹던 지역음식이었으나, 지금은 널리 알려져 서울에서도 잘 하는 식당이 많다.

특히 과메기는 비타민 A,E가 풍부하다는 점에 밑줄. 비타민 A는 추위를 이겨내게 도와주는 필수 아이템이며, 비타민 E는 다른 말로 토코페롤이라고도 불리는 여성에게 필수적인 비타민류다. 비타민 E는 피부를 곱게 해 주며, 부족할 경우 불임원인이 되므로 필수적으로 섭취해 주는 게 좋다.

초심자에게는 꾸득꾸득한 독특한 식감과 약간의 비린내가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 일반 회처럼 초장에 바로 찍어 먹지 말고 야채를 많이 얹어 김을 싸본다. 김을 한 장 편 다음, 미역이나 다시마를 깔고, 파줄기를 올리거나 마늘을 얹고, 초장에 찍은 과메기를 한 장 올려 싼다.


◆카사노바의 보양식 굴을 즐겨 보자

겨울의 별미로는 굴을 빼놓고 갈 수 없다. 특유의 향 때문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독자제위도 있겠으나, 겨울 보양식으로 굴만한 요리가 없다는 사실! 향이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생굴 대신 굴국이나 굴밥으로 향

을 조금 줄여본 다음에 도전해도 좋다. 특히 굴은 아연(Zn)이 풍부해 남성들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희대의 연애제왕, 카사노바는 굴을 상복해 정력을 키웠다는 이야기가 역사에 전하니, 스테미너식을 찾는 분들은 겨울철 굴을 잊지 말 것.

굴은 전남 완도 굴도 유명한 편이고, 충남 굴로는 태안이 유명하다. 다만 이번 겨울에는 태안에 유조선 기름 유출 사태로 태안 굴을 즐기기에는 약간 애로 사항이 있다는 점 참조.

굴은 날로 먹어도 좋으나, 무침으로도 응용가능하다. 골뱅이무침이나 밴댕이무침과 기본 조리법은 같게 새콤달콤하게 무친다. 양념으로 향이 묻히기 때문에, 굴향기에 민감한 분들도 잘 즐길 수 있다.

국으로 끓일 때 굴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야채로는 미나리가 있다. 원래 겨울은 미나리철이 아니지만, 마트 등에서 구할 수 있으니 도전할 만 하다. 미나리의 알싸한 향이 굴향을 보완,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굴을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채반에 받쳐 놓은 뒤, 잎을 쳐내고 2,3Cm 길이로 다듬은 미나리는 물이 끓은 다음 넣는다. 굴은 지나치게 익지 않게끔 가장 나중에 넣는다. 북어국에 푸는 요령 그대로 계란을 풀어줘도 된다.

조금 요리에 자신이 붙은 분은 그 다음 아이템인 굴밥에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굴은 소금물에 씻고, 무도 다듬어 놓는다. 다음, 물에 30분 정도 불린 쌀에 굴과 무를 올리고, 물을 적당량(계량컵이 없는 경우, 손을 밥통에 담갔을 때 손등 높이에 차도록 정도의 분량으로 잡는다.일반미 밥을 할 때보다 약간 더 붓는다고 생각하고 좀더 부어도 된다.) 붓고 밥을 한다.
밥을 짓는 시간은 일반미 밥과 같거나 약간 길다. 이후 밥이 지어지면, 간장 양념장을 곁들여 밥공기에 차려낸다.

◆콜라겐 풍부한 보약, 우족탕 한그릇

우족, 문자 그대로 소의 발이다. 소의 무릎뼈 아래 발부위로, 전통적으로 고급 보양식으로 쳐 왔다. 우족은 깊은 국물과 쫀득쫀득한 육질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다. 우족은 뽀얀 국물이 특색있으나, 사골과는 달리 우윳빛은 아니다.

우족은 콘드로이친 성분이 들어 있어 생리적작용을 활성화시키며, 우족의 필수 구성 부분인 물렁뼈(연골) 부분은 우리에게 콜라겐을 듬뿍 안겨 준다. 우족이나 도가니탕을 먹어본 경험자라면 공감하겠지만, 입에 엉기는 기분을 남기는 끈적끈적한 성분이 있다. 이게 바로 콜라겐인데, 콜라겐은 우리 몸에 뼈와 연골을 구성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피부 탄력의 필수 요소가 된다. 여성들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더욱이 바르는 콜라겐 화장품은 비싼 가격에 비해서 피부 깊숙한 부분인 진피(표피의 아래층)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차라리 피부를 위해서는 우족이나 도가니탕을 먹는 게 좋다고까지 하니, 겨울 칼바람에 시달리며 회사에 나가야 하는 20,30대 직장여성이라면 우족에 관심을 가져 보자.

우선 우족을 사온 다음엔 찬물에 충분히 담궈 핏물을 뺀다. 핏기를 잘 빼지 않으면 국색깔이 거므스레해지며, 맛이 텁텁해지니 주의하자. 핏물을 뺀 우족에 다시 판물을 붓고, 생강을 첨부하여 4~5시간을 뭉근한 불에 끓인다. 우족이 적당히 익은 다음 뼈와 살을 분리해 주고 즐기면 더욱 좋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