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춘식기자의 스포츠돋보기]

호세 리마, MLB 20승투수, 역대 MLB출신 중 명성 최고
웨스 오버뮬러, 일본야구서 활동, 한국에 적응 빠를듯

지난해 말 프로야구계에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오랫동안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롯데가 메이저리그 출신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 첫 용병 감독 탄생은 한 달 내내 야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특히 롯데야구 팬들은 이번 시즌에 대한 부푼 꿈을 안으며 신임 감독에게 바라는 바를 쏟아냈다.

하지만 놀라운 소식은 새해에 들어서도 이어졌다. '리마타임'이란 별명으로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투수 호세 리마가 기아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 리마는 지금까지 한국 땅을 밟은 다른 용병들과는 그 차원이 다른 선수이다. 박찬호가 한창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98년에는 16승 8패 방어율 3.70으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다음해인 99년에는 21승 10패 방어율 3.58로 '20승 투수'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그해 리마는 올스타에 뽑혔고 포스트시즌 마운드에도 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심한 기복으로 인해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가 2004년 LA다저스에서 13승을 거두며 재기를 노렸으나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결국 기아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 이로서 기아는 서재응, 최희섭과 함께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를 세 명이나 두게 돼 당장 이번 시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리마 영입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이번 주 삼성은 또 다른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인 웨스 오버뮬러를 영입한다고 밝혔다. 2004년 밀워키에서 선발투수로도 활약한 그는 잠시 일본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있어 한국야구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교파 투수에 가까운 오버뮬러는 직구의 볼 끝 움직임이 좋고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선수다.

팬들은 많은 나이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든 리마(72년생)보다 오버뮬러(76년생)에게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비록 오버뮬러가 리마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이를 볼 때 그의 전성기를 삼성에서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도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올 시즌에는 지난해 대거 우리나라로 돌아온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과 함께 용병까지 가세해 팬들의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흥행에 있어서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야구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 용병을 구하지 못한 구단들에게는 이 두 명이 훌륭한 자극제가 돼 좀 더 높은 수준의 용병을 찾게 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국내 선수의 실력향상 역시 바라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야구는 연이은 졸전으로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 북경 올림픽 예선 일본전에서의 석패,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들의 부진 등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메이저리거들의 국내구단의 입단이 한국야구의 수준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고 또한 침체기에 빠진 한국야구의 제2의 전성기를 불러올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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