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통합민주신당 우원식 정책위 부의장

대통합민주신당 우원식 정책위 부의장은 9일 “질서있는 봉합, 대표급의 대표 이것은 질서있는 고사로 가는 길이다”라며 대표 경선의 출사표를 던졌다.

우 의원은 이어 “구각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존립하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거의 껍데기를 깨야 한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물결을 이 안에서 만들어내야 하고 그 주체세력은 이제는 그동안 뒤에서 묵묵히 일하던 사람들 속에서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근태 상임고문의 '복심'으로 알려진 우원식 의원은 '강한 야당', '정체성'을 강조하며 “더 후배들 (즉,) 386후배들이 나서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부담이 있어서 대개 40대후반50대초반 세대들이 변화의 주체로 나서자. '이것이 우리가 해야 될 역할이다'라고 생각을 한 거고 그렇게 논의하다보니까 내가 나오게 된 것이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특히 “국민들에게 진짜 뼈를 깎는 변화를 하려고 하는 구나, 매일 보던 그 사람들이 아니라 새로운 세력으로 탈바꿈하려고 하는 구나하고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또한 일각에서 김근태 고문을 대리해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 “대표 출마는 김근태 선배를 통해서라 아니라 대개 40후반 50대 초반의 우리 또래의 논의를 통해서 한 거다. 거기서 나온 결론을 민평련에 얘기를 했고 동의를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김근태 고문이 “정체성과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젊은 사람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발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1.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아주 잘 하신 거다. 누군가는 대선 패배,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갔는데 그러면서 거의 모든 선거에서 패배하고... 지금 정치 지도를 보면 대통령부터 국회의원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이 한나라당이다. 국민들의 민심을 완전히 잃은 거다. 그렇게 될 때까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도 있지만 당을 책임지고 운영했던 분들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런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책임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는 신선하고 잘한 처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대통합민주신당이 안고 있는 문제중 하나가 '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하는 것 아닌가. 손학규 전 지사는 경선 패배후 조력자로서 역할을 하는 등 당 승리를 위해 뛰었는데.

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하는 문제는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노무현 아니면 무조건 다 된다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는 민주개혁세력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우리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은 그동안 뭐하는 당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구를 뒷받침하고 누구를 위하는 정당인지 분명치가 않았다. 어떤 때는 오른쪽으로 쭉 가고 어떤 때는 왼쪽으로 가고, 깜박이는 왼쪽을 키고 방향은 오른쪽으로 틀고. 이래서 국민들이 열린우리당 뭐하는 정당이냐고 질문들을 했다.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았던 거다. 열린우리당을 우리가 만들 때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었다. 특히 서민들의 노동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고 거기에 지지를 받아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런 정당의 깃발은 들었는데 그동안 참여정부가 해온 걸 보면 정반대의 일을 해왔다. 그래서 국민의 지지가 떠나간 거다. 그런 점에서 보면 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하는 것도 한 축이지만 또 하나는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손학규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왔고 경선이 국민들에게 흥미가 있도록 역할을 했고 경선 이후에 선출된 대통령 후보를 위해 열심히 뛰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역할이야 괜찮지만 대표로 나서기에는 정체성에 있어서 불분명한 부분이 있는 거 아니냐. 이를 테면 다음 총선에서 당을 대표해서 나온 사람들이 손학규, 이명박, 이회창인데 무슨 차별성이 느껴지겠나. 이게 우리의 고민이다. 과연 괴멸적 상황의 당을 구해낼 수 있을 거냐 하는 것이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야당으로서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해 가려면 강한 야당이 돼야 할 텐데 그런 점에서 정체성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3. 일부에서는 손학규 비토론이 토사구팽이라며 '텃새'를 부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 그런 거 아니다. 손 전 지사가 어떤 역할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공천심사위원장을 해도 좋고 선대위원장을 해도 좋고 더 중요한 역할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단지 지금 당의 간판, 얼굴을 세우는데 있어서 상대당과 명확하게 구분되어지지 않는 사람을 세워서는 그건 조금 곤란한 거 아니냐는 거다. 지금 대통합민주신당, 열린우리당 등 정통 민주개혁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직 25%가 남아있다. 그 사람들 중에는 정말 정체성을 중심으로 해온 많은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거다. 그래서 손 전 지사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거나 안 된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손 전 지사가 총선에서 어느 지역을 대통합민주신당 깃발을 들고 출마를 해서 거기서 당선돼서 오면 그 때는 사정이 달라질 거다. 그러면 분명하게 자격이나 정체성이 분명해 질 것이다. 손 전 지사 입장에서도 그런 씻김굿이 필요하다.

4. 현재 자천타천으로 우 의원께서 새 대표에 거론되고 있는데 포부를 밝힌다면.

선명한 야당으로 가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이 우리가 보기에는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경부운하를 강행하고 있고, 기업의 한 파트너인 노동자에 대해서 7-80년대 때에나 얘기하던 공권력, 엄정한 법질서를 얘기하고, 맞는 얘기이지만 (노동자를)파트너로 인정하기 전에 그런 이야기부터 하는 것은 (마치) 7-80년대 레코드판을 듣는 듯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될 중소기업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대기업의 문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앞으로 상당히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는 서민들의 노동과 삶의 고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쪽으로 갈 거라고 보여진다. 우리가 민주화시대에 우리가 갖고 있었던 생각, 이거는 이런 지점과 연결돼 있다. 민주화 운동 때 민주화 운동을 밑바닥에서 큰 동력으로 만들어줬던 사람은 남대문시장 아줌마들이다. 그분들은 그걸 통해서 본인들의 삶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거다. 변화를 원했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그걸 못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 그걸 못함으로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이명박 정부는 그것보다 더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양극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것과 대치선을 긋고 하려면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정체성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정체성이 분명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걸 중심으로 이번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견제론도 먹힐 수 있을 거다. 어쨌든 국민들, 서민들의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으로서 그 주장을 강력하게 해 나아가야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5. 당선 가능성은 얼마나 보나.

내가 말한 이런 주장에 대해서 동조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질서 있는 봉합, 대표급의 사람의 대표선출. 이런 거에는 워낙 많이 익숙하다. 계속 그렇게 해왔다. 다 실패했다. 지금 국민들은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개혁, 새로운 흐름을 원한다. 그런 걸 지역구 현장에 가면 다 느낀다. 우리가 지금 100표를 받는데 국민들의 민심을 돌려서 200표쯤을 받아서 이길 수 있는데 손 전 지사는 105표정도 받을 거다. 정체성도 불분명하고, 그렇게 해서 패배하면 그 다음은 해쳐나가기도 굉장히 어려워진다.

6. 안영근 의원이 탈당하기도 했는데 당내 탈당 움직임은 어떠한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 세력이 그냥 만들어진 세력이 아니다. 우리가 끝까지 몰락의 길이 뻔히 보이는데 끝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이 세력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고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과 노력 위에서 만들어진 그런 세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철학이 있고 국가를 어떻게 운영해야 될지에 대한 방향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걸 잘 못했다. 아젠다는 맞는 아젠다를 설정해 놓고 실제 정책은 그렇게 안 갔다. 그래서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지만 우리 열린우리당도 제대로 견제해내지 못했다. 비겁했다. 정면으로 부동산원가 공개할 때 김근태 선배가 계급장 떼고 하자고 할 때 우리가 다 계급장 떼고 했어야 했다. 비겁하게 그걸 못해 우리가 다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방향이 맞는 방향이다. 비겁하게 정면으로 부닥치지 못하고 참여정부가 잘 못 끌고 가는데 끌려갔다고 해서 다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여기에서 결국 옳지 않다고 얘기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 세력이 갖고 있었던 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을 다시 세워야 한다. 그런데 당선되기 어려우니까 떠나겠다. 뭐 떠나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7. 당 체제정비와 맞물려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과 연대해야 한다는 등 '정치노선'에 대한 논의도 거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과 통합은 좋다. 해야 된다. 단 자신들이 갖고 있는 실력만큼 해야 된다. 1%도 못 미치는 지지를 받고 50%의 지분을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분열된 세력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통합은 맞지만 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창조한국당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그렇다. 그런데 창조한국당은 설계하려는 방향이 우리와 같다. 그래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고 함께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방향이 같은 세력이 따로 있을 이유가 없다. 따로 있게 된다면 그것은 공멸이다. 그래서 창조한국당과는 지분 문제를 떠나 노선이 같기 때문에 함께 손잡고 같이 뭉쳐서 가야 한다. 정책을 중심으로 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8.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앞에서 얘기했지만 정리해서 얘기하면 질서있는 봉합, 대표급의 대표 이것은 질서있는 고사로 가는 길이다. 우리 대통합민주신당, 민주개혁세력이 처해진 위기의 정도가 그런 정도다. 구각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존립하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거의 껍데기를 깨야 한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물결을 이 안에서 만들어내야 하고 그 주체세력은 이제는 그동안 뒤에서 묵묵히 일하던 사람들 속에서 나와야 된다. 그래야 이변이 만들어지고 국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그 힘을 통해서 당을 개혁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출마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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