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빛깔이 식욕을 돌게 하는 카레, 더욱이 자취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로 카레가 으뜸으로 꼽힌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만들기도 쉽고 맛도 괜찮은 요리인 카레가 입만 즐거운 요리가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요리라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카레 어디에 좋은가?

미국의 유명건강 사이트인 www.webmd.com가 효과적인 베스트 10 허브(약용 식물의 통칭) 중에 카레의 원료인 강황을 당당히 꼽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우선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은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강황 안에 든 커큐민이 강력한 소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커큐민을 꾸준히 섭취하면 대장의 용종(심해지면 종양, 즉 암이 될 수 있다)이 줄어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카레가 노인의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치매에도 특효라는 소리인데, 치매를 확실히 치료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도, 카레를 상복하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듯 하다. 싱가포르 대학 체핀응 교수는 “60세 이상의 싱가포르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측정 검사를 시행한 결과, 카레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이 양호한 정신상태를 나타냈다”며 “카레 섭취가 노인의 인지 기능 향상과 연관이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카레가 우울증에 좋다는 점도 흥미롭다. 카레 속에는 생강과에 속하는 울금과 강황이라는 성분이 풍부하여 뇌신경 작용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서양의학에서 카레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발표도 있었지만, 한방에서는 진작부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강황 외에도 카레에 들어가는 또 하나의 성분인 울금에 주목해 보자. 울금(鬱金)은 그 이름 자체가 벌써 답을 주고 있다. 모든 울증(鬱症)에는 황금(黃金)과도 같이 좋은 약효를 발휘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눈 내리고 황소바람이 불어 실내에만 갇혀 있기 쉬운 겨울, 자칫 우울해지기 쉬운 이 시절에 카레 한 그릇으로 우울증, 암 예방, 치매 예방의 일석삼조를 거둬보는 것은 어떨까?

◆카레, 직접 끓여 보자

우선 가장 클래시컬한 기성 카레분말을 이용한 (일본식) 카레 라이스부터 도전해 보자. 당근, 쇠고기, 감자, 카레가루, 버터(내지는 마가린) 등을 준비한다. 사과와 꿀을 넣어도 좋다.

일단 감자, 당근, 쇠고기를 깍둑썰기한 다음, 이를 팬에서 살짝 볶는다. 쇠고기를 볶기 전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다음 녹말가루를 발라 익히면 더 좋다. 어느 정도 재료가 익었다 싶으면 바로 팬에서 꺼내야 한다. 푹 익히는 게 아님을 주의!

냄비에 카레가루를 섞은 물을 붓고 절 저으면서 끓인다. 젓지 않으면 눌어붙을 수 있음이 유의사항이다. 카레가 적당히 끓었을 때 간 사과와 꿀을 한 수저 넣는다.
적당히 준비되면 밥에 얹어 낸다.

◆카레 요리 괜찮은 곳, 어디?

직접 끓이는 일본식 카레라이스는 지겹다? 혹은 정통 카레 요리를 원한다? 이국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카레를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은 여러 곳에 숨어 있다.인도 카레, 네팔 카레, 페르시아 카레 등 종류도 의외로 다양한 편.

우선 인도카레를 원한다면 '강가'를 떠올릴 수 있다. 여의도, 역삼 등 서울지점들은 물론 해운대 등 부산지역에도 지점을 갖고 있는 인도음식계의 떠오르는 체인 강자다.런치와 디너에 세트 메뉴가 준비되며, 세트 구성도 탄두리치킨 샐러드, 비프도피아자 등 본요리, 라씨(인도식 발효유, 마시는 요구르트로 생각하면 간단할 듯) 등 다채롭다. 더욱이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수프, 카레, 샤슬릭 등도 있어 야채만을 고집하는 고객도 먹을 거리가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키드 메뉴'까지 갖추고 있으니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는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 매장 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홈페이지도 있으니 먼저 클릭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ganga.co.kr/

강가와 이름이 비슷한 '강가저무나'도 추천할 만 하다. 이름이 비슷한 업소가 있는 까닭은 이렇다. 강가가 인도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 강을 가리키기 때문이라고. 강가저무나의 경우는 강가(겐지스 강)와 저무나(야무나 강)를 합성해 만든 표현인 셈이다. 이 업소는 이국적 요리점이 곳곳에 숨어있는 동대문에 자리하고 있는데, 동대문역 3번 출구에서 30여미터 직진하면 2층에 보이므로 찾기 쉽다. 샐러드와 치킨 버섯 스프, 시금치와 버섯 카레 및 콩, 버섯 카레까지. 난(넓적하게 부친 인도식 빈대떡)은 마늘맛, 평범맛, 버터맛으로 다양하게 선택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탄두리 치킨의 맛이 우수하다. 초심자를 위한 코스 요리가 준비돼 있고, 실내가 아기자기하다.

강가저무나보다 강한 맛과 향을 원한다면 '뿌자'를 권할 만 하다. 동묘앞역 8번 출구에서 내려 동대문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3층에 보인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강가저무나와 유사하다. 인도 및 네팔 분위기라고 해야 할 정도로 다른 카레 가게에 비해서는 인도 못지 않게 네팔 스타일도 많이 들어간 곳. 부탁하면 입구 책장에 가득 꽂힌 인도 음악을 골라서 틀어주기도 한다. 카드 사용 가능하고, 홈페이지에 미리 들러 쿠폰을 인쇄해 가면 공짜로 난을 먹을 수 있다. http://www.pooja.co.kr/ 알뜰족이라면 놓치지 말 것!

화끈한 맛을 원한다면 페르시아(이란)식 카레도 추천할 만 하다. 바로 '페르시아 궁전'이다. 특히 이 곳은 문화의 거리 대학로와도 가까워 만남을 가진 후 밥을 먹기도 괜찮을 듯. 미식 프로그램인 SBS '맛대맛'에도 나왔던 가게로, 손님이 크게 늘었다. 요리사이자 주인인 샤플 씨가 카레에 대해서 무척 박학다식하며, 간판에 몸소 찾은 맛의 비밀을 강조할 정도이니, 믿고 선택해 봐도 될 듯 하다. 카레의 종류도 다양하며, 이란식 술도 판매한다는 특징이 있다.이 가게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운맛도 자신이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4호선 혜화역 근처 에있는 성균관대학교 맞은편에 위치. 홈페이지는http://www.persianpalace.com/ 성균관대 건너편 기준으로 약간 골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첫 방문에서는 길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왕왕 들린다. 이 경우 02-763-6050 로 전화해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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