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이유는 설명 못하는 속내가 ...

▲ 강남구 도산공원사거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건물 전경. [사진 =노철중기자]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경제상황 악화, 고용불안,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심화되면서 언제부턴가 ‘갑질’이라는 용어가 사회적으로 가장 민감한 단어가 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갑질 논란’에 한 번 휩싸이게 되면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다. 일단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이 심어져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요즘은 ‘을’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2013년 남양유업은 일명 ‘물량 밀어내기’ 논란으로 호되게 대가를 치러야 했다. 우선 경영진이 대국민사과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에 124억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검찰에 고소도 했다. 그 여파로 2013년 3분기 140억 원 적자라는 고초를 겪었다.


2013년 이후 남양유업은 대리점 관리 시스템을 개편했다. 지금은 전산 시스템을 통해서만 물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밀어내기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상생기금 600억 원을 마련해 대리점주들의 출산장려금과 자녀학자금을 지원하기도하고 피대협(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에 30억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갑질 논란 후 급락했던 매출 복구를 위해 노력한 끝에 남양유업은 2016년 1조2168억 원 매출, 영업이익 351억 원의 실적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2009년부터 미지급금 소송 등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전 울산대리점 점주 A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씨가 2015년 말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밀어내기 남양유업 갑질로 40년을 속고 배신당했다”는 플래카드를 걸어 놓았다. 남양유업 측에는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혹한 문구다.


▲ 전 대리점주 A씨가 걸어놓은 남양유업의 갑질 시위 플랭카드가 가로수에 걸려 있다.[사진=노철중 기자]

최근 한 매체가 A씨를 인터뷰했다. A씨는 남양유업이 미수금 7500만을 받으려고 수십 억 짜리 농장을 경매에 넘기고 집 담보로 묶어 놓은 근저당도 풀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본 지가 남양유업 관계자를 직접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그는 “A씨는 일단 밀어내기와 상관없는 분유 대리점을 운영하던 분”이라며 밀어내기 논란에 선을 그었다. “대리점이 마땅히 내야 할 미수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소송을 한 것이고 법원에서도 승소했다. 항소가 거듭되자 법원이 중재에 나서 미수금을 갚는 조건으로 근저당도 풀어줬다. 심지어 미수금까지도 탕감해줬는데도 저렇게 시위를 하고 있다”라며 답답해했다.


남양유업은 A씨를 명예훼손 및 시위금지가처분신청도 법원에 냈을 정도로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그 관계자는 “이로 인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아직도 우리가 갑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장 크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그러나 사실 2013년 이후에도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언론에서 갑질 논란을 상기시키는 기사가 올라왔다. 당시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들이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남양유업은 억울할 수도 있다. 물론 악의적으로 피해자들이 억지 주장을 해 역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갑질’은 대단히 심각한 사회 문제이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언론에서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남양유업이 정말 억울하다면 갑질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논란이 되는 부분을 적극 해명하고 대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남양유업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대처를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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