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병맛과, 약간의 허술함, 그리고 약간의 철학이 녹아있는 영화

▲ 사진=아이아스 플러스

[투데이코리아=차지연 기자] 지난 10일 앤 해서웨이 주연의 새 영화 <콜로설>의 시사회가 열렸다. 콜로설은 서울과 미국의 한 시골 마을이 평행세계라고 가정한 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국내 로케이션 촬영으로 화제를 모은 괴수 판타지 영화이다.


주인공 글로리아(앤 해서웨이)는 직장과 남자친구를 잃고 고향으로 내려와 고향 친구가 운영하는 바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괴물 두 마리가 자신과 고향 친구와 각각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친구는 서울 시민을 인질로 삼아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게 되는데….. 과연 글로리아는 모두를 구해낼 수 있을까?
▲ 사진=아이아스 플러스


영화를 열어보면 단순히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괴물영화가 아니다. 알코올 중독, 폭력, 열등감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영화 속에 잘 녹아있다. 특히 <콜로설>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 ‘권력’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과연 평범한 사람이 예상치 못한 ‘힘’을 갖게 됐을 때, 다수의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처럼 그 힘을 이타적으로 사용하게 될까?

 
‘나초 비가론도’ 감독은 처음부터 ‘힘’을 가지게 된 두 사람을 각각 ‘선’과 ‘악’으로 나눠서 배치해놨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우연한 계기로 획득한 힘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또한, 영화는 권력자가 자신이 가진 힘을 가볍게 혹은 잘못 휘둘렀을 때 다수 시민이 어떻게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권력의 속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 사진=아이아스 플러스


하지만 기발한 소재와 철학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스토리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개연성과 시나리오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한다. 또한 영화 속 등장하는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운 ‘한국인’의 모습과 너무나도 어색했던 괴물 CG는 실소를 유발시킨다.


영화 속에 곳곳 숨어있는 B급 코드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대화를 통해 병맛을 유발하며 관객들을 빵빵 터트린다. 그러나 B급 코드의 남발은 영화의 개연성이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던 배우 ‘앤 해서웨이’, ‘독특한 설정’, 그리고 영화 속 등장하는 ‘서울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충분히 영화를 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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