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로서는 아쉽지만 배우들의 호연 돋보여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영화 <석조저택살인사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6일 CGV 왕십리에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배우 문성근, 김주혁, 고수, 박성웅과 김휘 감독이 참석했다.
이 영화는 서스팬스 소설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빌 S. 벨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원작으로 해 화제를 모았다. <석조저택살인사건>은 배경을 광복 직후 경성으로 재설정 했다.
1948년 어느날 경성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 분)은 자신의 운전기사 최승만(고수 분)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그런데 사체는 사라지고 남은 것은 의문의 손가락 한 토막. 사건을 맡은 검사 송태석(박성웅 분)는 시체가 없으므로 사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피고인 측 변호사 윤영환(문성근 분)과 피고 남도진을 차근차근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궁지에 몰아넣는다. 한편 1945년 겨울 어느날부터 시작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이야기는 결국 1948년 현재 사건과 만나게 된다.
영화의 만듦새는 나쁘지 않지만 스릴러 장르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자 하다 보니 스릴감의 비중이 줄어든 듯 보인다.
하지만 볼거리는 풍부하다. 해방 직후 서울의 어두움과 고급 클럽의 화려함과 흥청대는 주객들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도 흥미로웠다. 특히 고수와 박성웅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악역 전문 배우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실제로도 검사 역할이 처음이기도 한 그는 정의로운 검사 역할을 무리 없이 해냈다. 법정 장면들의 긴장감을 거의 혼자서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정 밖 사건 현장에서 고군분투 하며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역시 고수다. 달달한 로맨스를 연기하는가 하면 그 정반대에 있는 거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훈훈한 외모에 매끈한 신사 이미지의 마술사였다가 몸도 불편하고 어리석고 행색도 보잘 것 없는 운전기사가 된다. 고수의 인생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김주혁과 문성근의 존재감이 약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들의 연기 내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영화 전체의 구성상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혁은 남도진 캐릭터에 대해 “공조에서는 사명감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 것이고 남도진은 싸이코패스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자타 공인 악역 전문 배우인 박성웅은 “내 존재가 작아지는 것 같다”며 김주혁의 악역 연기를 칭찬했다.
명품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 <석조저택살인사건>은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노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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