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현의 해방구’ 슬로건···대선 앞두고 묵직한 주제 다큐 다수 포진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늘(27일) 개막식 및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5월 6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 슬로건인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빛과 나비의 움직임으로 시각화 함.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총 58개국 229편(장평 179편, 단편 50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이, 폐막작으로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발이벌 패밀리>가 상영된다.


페스티벌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Outlet for cinematic expression)’이다. 이는 영화제가 견지해야 할 태도와 올해 프로그램밍의 방향을 강조한 말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시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분화된 취향을 수용하려는 태도, 도전적인 작품들이 유발하는 논쟁을 통해 영화문화의 해방구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인지 이번 영화제에는 대선 현안과 연관된 묵직한 주제를 담은 작품들이 몇몇 눈에 띈다.


▲ 영화 '노무협입니다' 스틸 컷.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26일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 선정 작품들 중 하나인 이창재 감독의 (가제)의 제목을 <노무현입니다>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매년 영화제가 선정한 3명의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는 <노무현입니다>를 비롯해 김양희 감독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시인의 사랑>과 첫 장편영화 <철원기행>(2014)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사할린국제영화제 등에 진출하며 재능을 인정받은 김대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초행>이 선정됐다.


<노무현입니다>는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정당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실시하며 정계에 파란을 일으킨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담고 있다. 당시 노무현 후보가 경선 초기 2%대 지지율을 극복하고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처럼, 다시 한 번 다큐멘터리의 파급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노무현입니다>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공과를 다루면서도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마무리는 한국에서 얼마나 시민사회가 성숙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암시적으로 주장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파급력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은 경북 성주 주민들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투쟁을 담은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 <파란나비효과>(감독 박문칠)다.


▲ 영화 '파란나비효과' 스틸 컷. 사진=(주)인디플러그 제공.


2016년 7월 13일 사드 배치 최적지로 결정되면서 시작된 성주의 사드배치 반대 투쟁을 온전히 담았다. 젊은 엄마들이 처음엔 전자파로 아이들이 입을 피해를 걱정해 투쟁을 시작했지만 점차 더 넓은 공동체의 평화를 노래하기에 이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에서 도드라지게 마련인 당파성과 선동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정치의식이 전무했던 평범한 사람들이 개인적 영역에서 다수의 선을 위한 공동체의 영역으로 관심을 옮기게 되는 과정을 차분하게 따라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 26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사드를 실은 트럭이 성주에 진입하면서 주민들이 많이 다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한편, 대선 후보들의 안보의식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드 문제가 떠오르면서 후보들 사이에서 연일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란나비효과>가 어떤 파급력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현안을 주로 다루는 섹션인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에서는 13편의 장편영화와 6편의 단편영화가 국정교과서, 이 사회의 분열된 이데올로기(진영논리 및 종북좌파 색깔론), 박근혜 전 대통령, 여성 노동자의 삶, 동물의 권리, 한국전쟁 등 각기 다룬 주제로 대한민국에 대해 이야기 한다.


표현의 해방구를 여는 개막식은 오후 7시에 전주 돔에서 이상용 프로그래머와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오후 6시부터는 배우 김지미, 이일화, 수애, 하지원, 남규리, 이세영, 오달수, 박해일, 장혁, 양동근 등이 참석하는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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