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문경아 기자]

외국문화정서 혼합공간, 성매매업소로 변질

부질없는 예산투입, 유해환경 키우는 꼴?


다문화 중심도시인 경기도 안산이 조성한 지역공동체 발전 개념의 ‘다문화거리’가 막대한 예산에 비해 그만한 실효를 못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9년, 경기도 안산은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국내 적응과 정착을 할 수 있는 공간조성을 취지로 ‘다문화거리’라는 관광특구를 개발했다. 예산 약 200억원을 들여 ‘다문화길’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고, 이주민 센터와 각 국가별 문화공간조성으로 한국 속 세계가 만나는 이미지를 본격화했다. 이웃주민들과의 자연스런 접촉 속에서 이질감을 덜 수 있는 장소로 발돋움하는가 했더니 정책시행 8년만에 취지는 어긋나고 있다.

▲ 사진=SBS뉴스 캡처

현재 안산 다문화거리는 언제 그랬냐는듯 온데간데 없는 모습이다. 각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는 풍경 대신 네온사인이 켜지고 유흥가가 밀집해있다. 다방과 술집, 노래방 등이 거리에 파다해 성매매 제안들도 어렵지않게 오가고 있다는 것. 들어가기만 하면 성매매 액수를 부르는 이 얼토당토않은 상황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정부가 기존 정책 시행을 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낳게한다. 다문화 이주민들의 적응 문제는 물론 우리가 다문화를 접할 기회조차 묻혀버리는 꼴이다.

▲사진=SBS뉴스 캡처

더구나 주변에 학교들이 밀집해있어 청소년 보호책임 울타리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혼돈이 가득한 정책을 두고 담당구청의 답변은 ‘나몰라라 식’, 담당구청 관계자는 “매년 다문화거리에 발을 들여놓는 성매매 유해 업소를 단속하고 있지만 관리인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답변 뿐이었다. 이도 고작 일년에 한번 이루어지는 단속으로 막대한 예산 투자 이후 허술한 관리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 내 문화적 차이, 갈수록↑.. 적응지원 강구해야


다문화가정을 위한 문화환경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는 위와 같이 문화지원인프라 부실을 꼽을 수 있다면 다문화가정 내에서는 보이지 않는 문화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2015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부부 간에 문화적 차이를 느낀다’는 답변이 59.2%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당시, 같은 질문에 ‘해당한다’고 답변한 수치 50.6%를 크게 웃돌면서 갈등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다문화 부부간의 문화적 갈등 요소로는 식습관 차이, 가족행사, 자녀양육 방식이 주를 이뤘다.

▲ 다문화가정의 이혼실태

가정 내 문화차이 심화는 이혼율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25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년 다문화 가정 이혼상담 건수는 재작년보다 3.2% 상승한 955건으로 조사됐다. 문화차이로 인한 가정파탄이 자녀들의 양육문제까지 번지고 있어 전반적인 문화 부조합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문화가 설 자리 개선해야


정부가 다문화가정 문화적응 지원을 위해 시, 군, 구 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제점과 비효과적인 부분은 존재한다. 다문화 정책 시행 11년이란 시간에 비하면 정책 실효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인 프로그램을 접고 실상 속 다문화 가정에 필요한 지원을 활성화 해야한다.


외국 다문화 가정 문화 적응 지원의 모범 사례를 삼아도 좋다.


세계 최초로 다문화주의를 국가 공식 정책으로 채택한 캐나다는 ‘다문화법’을 바탕으로 이민자들에게 대중교통비와 탁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다문화 가정들이 겪을 수 있는 실생활 고충을 파악해 세심한 인프라, 서비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버젓이 다문화 거리를 조성해놓고도 안이하게 내버려둔 우리의 실태와 비교해 계도로 삼을 수 있는 사례다.


영국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다문화 이민자들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정책시행을 도모하고 있다.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보다 자연스럽게 타국문화적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안정추구방식이기도 하다. 우선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을 상대로 무상 언어ㆍ학업교육이 이루어지며 이후 직업교육과도 연계시키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언어교육으로 기본적인 의사소통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함은 물론 학업과 직업교육까지 이어져 최대한 사회문화적 차이를 줄여나가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영국 정부의 취지다.


국내에도 지역별 다문화가정을 위한 적응지원이 존재하지만 각각의 지원프로그램이 따로 노는 형식이다. 지난 2011년 세계일보가 민선 정책 되짚기 기획으로 ‘따로따로 겉도는 다문화 정책’을 보도한 이후 6년이 지난 현재 역시 제대로 다문화 시스템이 융합되지않고 있다. 직접 지원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하지않는 한 국가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은 이루어지지않는 상태다. 결국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구조 개선이 답보상태라는 것. 다문화 가정 내 갈등심화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지원융합시스템사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기범 한국다문화학회장은 “결혼 이주자, 이주 노동자 등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한다”며 “이는 곧 국익발전의 연장선상”임을 전했다.


교육면에 이어 문화면을 통해 다문화 정책 시행 실태를 되짚어 봤다. 마지막 후속편에서는 다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함양과 차기정부의 다문화 정책공약을 짚어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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