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 후 종근당, 노바티스 이어 동아, LG생명, 유유제약 수사 중


▲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신임회장(53)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사 순위 9위(매출 7262억)를 기록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신약 리베이트 혐의로 흔들리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 3부가 리베이트 혐의로 지난 3월 14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동아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복지부와 심평원까지 잇달아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동아제약 리베이트 건의 불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베이트란 지불대금이나 이자의 일부 상당액을 지불인에게 되돌려주는 돈으로, 리베이트는 상거래에서 오랫동안 인정되어온 일종의 거래관행이다.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고 적당할 경우에는 일종의 적법한 경품 제공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은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과도한 리베이트 제공을 ‘부당고객유인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과도 또는 적정의 판단기준은 거래규모, 거래기간, 지급조건, 기타 제반 요인을 고려, 결정하고 있다.

만약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혐의가 입증될 경우 올해 초 회장에 취임한 강정석 동아제약 회장 체제 역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달 14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동아제약 본사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 홀딩스, 전문의약품 제조사인 동아에스티 등 3곳을 압수수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동아제약이 부산 지역의 의료기관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의사 등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내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에 대한 검찰수사는 2008년, 2010년, 2012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2008년 8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철원군 보건소 의사에게 18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벌금을 선고 받기도 했고, 2012년에도 전국 1400여개 병‧의원에 3433차례에 걸쳐 44억원대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의사 89명이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근 대법원은 지난 3월 15일 동아제약으로부터 동영상 강의료 등 금품을 제공 받아 의료법 위반으로 의사 75명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아제약이 리베이트로 얼룩지면서 강정석 회장 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강신호 회장에서 오너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한 동아제약은 잇따른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동아제약을 35년간 이끌어 온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에 올랐고 넷째 아들인 강정석 회장이 올해 1월 초 회장에 취임했다.

강 회장은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26.74%, 전문의약품 제조사 동아에스티 0.33%, 에스티팜 15.25%를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주력 계열사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의 매출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해 성과를 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리베이트 혐의’라는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강 회장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그의 리더십을 평가할 주요 잣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일 동아제약 관계자는 "리베이트 건으로 압수수색을 받았고 지금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리베이트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사건처럼 제약업계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없애야 할 적폐가 불법 리베이트라는 사실에 공감한다. 하지만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처벌보다 영업효과가 크거나 업체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장의 투명성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도는 추락한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정부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지난 2014년부터 시행 중이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동일 의약품에 대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처음 적발되면 보험급여 정지를, 두 번째 걸렸을 때는 급여 목록에서 퇴출하는 제도다.

처음 투아웃제를 적용받은 제약사는 종근당이었다. 지난 2015년 종근당은 판매 촉진을 위해 고대 안산병원 의사에게 회식비 명목으로 현금 70만원을 제공(2014년 10월) 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종근당의 항생제 '리포덱스정450mg'을 3개월간 판매정지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한편 동아제약뿐 아니라 국내 상위에 있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줄줄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을 받았거나 수사 중이다.

스위스 계열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사상 첫 급여정지에 551억원이라는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검찰은 LG생명과학, 유유제약 등에 대해서도 불법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결과 리베이트 사실이 확인될 경우, 노바티스 사례와 마찬가지로 강도 높은 처벌을 뒤따를 것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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