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 오후 6시 노보텔 앞 출발 1시간 운행...6월 17일까지 무료




▲ '김광석 음악버스' 투어를 하면 버스 안에서 밖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김광석’ 은 이제 개인의 이름을 넘어 모든 이들이 친근하게 부를 수 있는 대명사가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그의 노래를 듣거나 불러봤을만큼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는 지난 1996년 1월 6일 32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가인 김광석을 추모하는 공연과 행사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의 노래와 목소리 공연 등 생전의 그를 만날 수 있는 김광석 버스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김광석 음악버스'의 내부모습, DJ이창환씨가 진행한다.

‘더플레이 버스(The Play Bus): 김광석'이라 명명된 '김광석 음악버스'는 그의 고향인 대구 김광석 거리에서 출발해 1시간 동안 운행한다.

김광석의 음악과 삶을 시티투어에 접목한 '김광석 음악버스'는 30년 전으로부터 현재까지 시간여행을 통해 김광석의 촉촉한 목소리와 아련한 노랫말, 지친 마음에 위로를 건네주는 노래가 함께하는 신개념 여행이다.

'김광석음악버스'를 기획한 정명숙 작가는 “미국 뉴욕의 시티투어 '더 라이드(The Ride)'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 밝혔다. 더 라이드는 버스 안에서 흥겨운 공연을 선보인다. 길거리에는 갑자기 뛰쳐나온 발레리나가 발레를 선보이고 댄서가 브레이크댄스를 춘다. 시종일관 흥이 넘친다. 하지만 김광석버스는 7080년 음악다방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에 가수 김광석의 잔잔하고 차분한 노래가 버스 안에 울려 퍼진다.

16인승 '김광석음악버스'의 출발장소는 김광석 거리가 시작되는 노보텔 앞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에 출발한다. 조금 일찍 가면 활짝 웃는 커다란 김광석 얼굴과 함께 '안녕하실 테죠? 제가 김광석입니다'라는 문구가 래핑된 분홍색 버스가 예약한 손님을 태우기 위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버스는 오후 6시에 출발해 1시간 동안 대구역, 대구MBC, 범어네거리를 지나 중구 대봉동 김광석길로 향하며 김광석의 공연, 노래와 함께 대구 이야기 등을 메인 DJ 이창환 씨가 들려준다.

최저속도로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대구시내 풍경은 퇴근시간이 되면서 차들이 많아지고 네온사인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면서 점점 화려해지고 활기차기 시작한다.

관광버스를 개조해 만든 ‘김광석 음악버스’의 구조는 창을 마주볼 수 있게 좌석을 배치한 열과 일반 창가쪽 좌석으로 2열 배치다. 모니터도 앞쪽과 뒤쪽에 각각 두어 운행 중에는 앞, 뒤에서 김광석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게 했다.

DJ가 김광석의 대표곡 '서른 즈음에'와 ‘일어나’ ‘나의 노래는’을 차례로 소개하자 승객들은 곡이 시작될때마다 눈을 감거나 박수를 치면서 호응했다. 휴대전화를 들고 가사를 따라 부르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버스는 지루할 틈도 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김광석의 뜨거운 공연장으로 변해갔다. 그러다 버스는 대구은행 본점에 이르러 멈췄다. 미리 준비한 듯 보이는 한 뮤지션이 버스 도착에 맞춰 김광석의 히트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는 버스 내 설치된 스피커를 타고 생생히 울려 퍼졌고,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하나가 되어 공연을 즐겼다. 이처럼 ‘김광석 음악버스’는 굳이 공연을 보겠다고 내리지 않아도 된다. 버스 안 스피커를 통해 편안히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차창 밖은 무대, 버스 안은 객석인 셈이다.

김광석의 감성을 빼다 닮은 거리 가수의 노래에 흠뻑 빠져들 즈음 창밖에는 어둠이 내리고 익숙한 김광석의 ‘서른즈음에’가 애잔하게 버스안에 들려온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 내뿜는 담배 연기처럼 /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점점 더 멀어져간다 /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 (중략) /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 (중략) /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서른즈음에'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애잔하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살아갈 날의 기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내가 김광석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사에 담긴 그때 그 시절의 아련함이 있어서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가슴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대구에 관광차 온 마크 오웬(미국.28)은 "한국인 친구로부터 김광석 음반을 선물 받고 그의 팬이 됐다면서 마침 대구에서 이렇게 김광석 버스를 탈 수 있어 행운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험은 평생 기억할 만큼 뜨겁고 새로웠다"며 "눈과 귀로 김광석의 노래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뻐했다.

김광석 버스를 타고 김광석의 노래와 삶을 들은 여행객들은 시간이 되면 350m 김광석 길을 걸으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삶을 돌아 볼 수 있다. 이달부터 김광석의 기타·악보 등 유품을 전시해 놓은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도 문을 열었다.


'김광석 음악버스'는 지난달 28일부터 6월 17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무료로 운행한다. 6월 17일 이후에는 유료화 될 예정이다. 운행 코스는 노보텔 정문에서 출발해 대구역-신천역-동대구역-범어네거리를 지나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서 멈춘다.

시범 운행 기간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누리집(theplaybus.modoo.at)에서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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