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기술 조악하고 조페공사기술 갈수록 첨단, 범죄율은 해마다 감소 중

[투데이코리아=차지연 기자] 나라 전반의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국내 화폐위조 범죄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이와 같은 흐름에 편승해 향후 발생할 피해를 한층 더 감소시키기 위해 화폐위조 범죄의 현황 및 대처 방안 등을 심층취재 집중 보도한다.

화폐위조 범죄(통화에 관한 죄)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인명 피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화폐의 유동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한 나라의 경제 전반에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 범죄 중 하나로 취급된다.

국내 위조화폐 범죄는 2010년 이후 해마다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며, 특히 작년의 경우 위조화폐 총 1,393장이 발견돼 전년(3,293장) 대비 58.3%나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2011년 10,053장의 위조화폐가 발견됐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5년 동안 위조화폐 수가 약 90% 정도 감소한 셈이다.

▲ 위조화폐 발견 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자료=한국은행)

위조화폐 범죄자 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위조화폐 범죄자의 기술 수준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위조화폐 기술 수준은?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의 선진적인 화폐 제작 환경에 비해 위조 화폐 범죄자들의 위조 기술 수준은 상당히 조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국은행은 화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의 사진에서 확인 가능한 것처럼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10단계 이상의 정교한 과정을 거쳐 화폐를 제작하고 있다.

▲ 정식 화폐는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여러 단계를 거쳐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정식 화폐와 거의 유사한 위조 화폐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화폐 동판뿐만 아니라 동일 색상의 잉크와 동일 재질의 종이가 필요한데, 범죄자들이 샘플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고액지폐일수록 화폐 제작 과정이 정교하기 때문에 화폐를 모방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자칫 위조화폐 제작 비용이 위조화폐 수익보다 더 커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위조화폐 범죄율이 낮은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대부분 화폐 위조 범죄자의 기술 수준은 일반 가정용 프린터로 화폐를 인쇄해 양면을 이어 제작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의 화폐는 가장 쉬운 위조화폐 구분법으로 알려진 ‘숨은그림 찾기’ 이미지를 제대로 삽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관계당국에 적발되기 일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조화폐를 제작하는 범죄자는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


▲ 적발된 위조화폐의 대부분은 일반 프린트로 제작되어 식별이 용이하다.



범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화폐는?

현재 국내 위조화폐 범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화폐는 만 원권이다. 작년 발견된 위조화폐 1,373장 중에서 만 원권이 667장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천 원권(662장), 천 원권(25장), 오만 원권(19장)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한 위조화폐는 만원 권과, 천원 권밖에 없으며, 15장 증가한 천원 권에 비해 만 원권은 무려 332장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오만원 권의 위조화폐 식별 가능 장치는 타 화폐보다 훨씬 다양하다.


한국은행 발권국의 이동규 과장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오만 원권의 위조방지장치가 타 화폐에 비해 다양하기 때문에 오만 원 권을 제외한 화폐 중 가장 높은 가치의 만 원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답했다.


어느 지역에서 위조화폐 범죄가 자주 발생할까?

▲ 전국 위조화폐의 88.2%는 수도권에서 만들어졌다. (자료=한국은행)


지역별로 보면 가장 위조화폐 범죄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금융기관이 발견한 총 885건의 화폐위조 범죄 횟수 중 무려 573건(64.7%)의 범죄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와 인천을 합한 수도권의 위조화폐 범죄율은 전체 위조화폐 범죄의 88.2%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이 인구밀집지역인 것을 감안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반대로 작년 위조화폐 발생 수가 가장 낮은 도시는 부산, 광주로 각각 4건의 위조화폐 범죄가 발생했다.


위조화폐 범죄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위조화폐 범죄는 한 나라의 경제를 흔들어 국민 모두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 범죄 중 하나로 취급되며 적발 시 엄벌에 처해진다.

형법 제207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화폐를 위조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되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 10조’를 적용할 시 더 높은 수준의 처벌인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된다.

만약 위조화폐를 사용하기 전 경찰에 적발되더라도, 위조화폐 제조 사실만으로 위와 같은 형벌에 처하게 되니 장난으로라도 화폐 위조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조 사실을 알고도 취득한 사람 역시 형법 제20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기 때문에, 위조화폐를 발견할 경우 가까운 경찰서나 은행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


적발될 확률도 높고, 처벌 수준도 높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 상식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낮은 기술 수준으로 화폐 위조를 시행할 경우 범죄자는 금융 당국이나 경찰에 적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화폐 위조는 중요 범죄로 취급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위조 화폐 구분 방법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위조 화폐가 적발될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화폐 위조 범죄의 경우 적발 가능성과 처벌 수준이 높은 범죄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며 “장난으로라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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