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첫 제창 5.18 기념식 표정 엇갈려

▲ 눈물을 훔치는 문재인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자녀를 안으며 눈물을 보였다.


추모사 '슬픈 생일'을 읽으며 오열한 김소형 씨는 5월 18일생으로 부친은 김 씨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산부인과로 향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추모사에서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의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으면 한다"며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말했다. 추모사를 듣던 문재인 대통령은 눈물을 훔치며 경청하다 유자녀에게 다가가 안으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4명의 5.18 사망자 이름을 언급했다.


"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진상 규명을 위해 40일 간 단식으로 옥사한 전남대생 박관현. 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사망한 노동자 표정두. 88년 광주 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사망한 서울대생 조성만. 88년 광주는 살아있다고 외치며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사망한 숭실대생 박래전"이라고 말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사망자 12명 이름을 낭독하려 했지만 최종 원고작성 과정에서 4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기념식에서는 9년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참석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따라부르는 대신 침묵해 눈길을 끌었다.


정 원내대표는 "5.18 민주영령에 대한 추념의 마음은 변함 없다"며 "문 대통령께서 제창에 대해 정치권에 협조를 구한 적이 없다. 오늘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라 생각해 부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비문(非文) 출신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원내대표 침묵에 대해 "(정 원내대표를) 미워하지는 않는다"며 "한국당 마음도 이해하지만 5.18 민주화 정신을 부인할 수는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비문 출신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작은 문제"라며 "노래를 모를 수도 있고 그런 것 아니냐. 노래 부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문모닝' 등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날 자신의 SNS에서 "18일 만만회 재판을 받는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공인된 첫 행사에 참석해 제창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라인이라며 '만만회'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기소됐다. 박 전 대표에 의하면 '만만회'는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지만 EG 회장, 정윤회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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