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NI 67달러(53년) → 27,531달러(2016년)

[투데이코리아=차지연 기자] 한국은 지난 70년간 고도로 압축된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오늘날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 반열에 올랐다. 본지는 새 정권 출범을 기념하며 한국이 오늘날의 경제 규모로 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정확한 수치를 통해 돌아보고자 한다.


▲ 1950년대 부산의 한 시장 모습


1953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는 13억 달러에 불과했으며, 1인당 GNI(국민총소득) 역시 67달러로 한국은 세계경제순위 109위 규모의 나라였다.

그러나 약 70년 간의 짧은 기간 동안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고도의 압축 성장을 이룩하며 농촌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변화를 이루어 냈다.

지난해 IMF(국제통화기금)에서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지난 53년 대비 약 1,080배 성장한 1조 4,044억 달러(1,579조 2,478억 원)를 달성했으며, 세계경제규모는 11위를 기록했다.

현재 GDP 상위 15개국 중 나라 면적이 10㎢미만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의 전체 면적은 99,720㎢로 GDP 상위 15개 나라 중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영국(약 24,000㎢)보다 2배 이상 작은 땅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이웃국가인 중국(960만㎢)과 러시아(1,700만㎢)는 백만 단위 이상의 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37만㎢) 역시 한국보다 규모 약 3.7배 이상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지리학적 한계와 작은 규모의 면적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한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 한국은 불과 70년 만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주요 정권별 GDP 변화


지난 1953년 이승만 대통령 집권 당시 한국은 GDP 13억 달러 정도 규모의 나라였으며, 임기 종료 시점인 60년 한국의 GDP는 20억 달러에 불과했다.


1963년 박정희 대통령 취임 당시 한국의 GDP는 28억 달러였으며, 유신독재정권하에 국가주도의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수출 우선주의 정책을 거쳐 79년 한국의 GDP는 643억 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이후 1980년 전두환 정권이 수립될 당시 국내 정치 불안정과 세계경기침체 속에서 한국 GDP는 649억 달러의 규모였으며, 전년도인 79년 제2차 석유파동으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수출 의존 정책을 펼치던 한국 경제는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던 상황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임기 초 경제 안정화 정책과 농산물 가격통제 정책을 시행했으며, 80년대 중반 세계적인 ‘3저 호황(저환율, 저유가, 저금리)’을 누리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재벌기업 육성정책을 펼쳤다. 88년 2월 정권퇴진을 앞두고 87년 말 한국의 GDP는 1,462억 달러였다.


그 해 88년 임기를 시작한 노태우 정권 때는 전두환 정권부터 이어지던 ‘3저 호황’의 영향으로 평균 8.4%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임기 말(93년 2월) 직전인 92년 한국의 GDP는 3,500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93년 초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금융실명제 정책,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제 등의 금융 투명화 정책을 제도화 하였으며, 최초로 자유시장경제 정책을 펼쳤다. 김 전 대통령 집권 2년째인 1994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2,053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임기 말(1998년 2월)을 두 달 앞둔 97년 말 GDP 5,576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다음 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정권은 전년(97년) 11월 발생한 IMF의 영향으로 집권 초기부터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그 해 GDP는 3,749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김 전 대통령은 IMF의 요구 조건에 따라 신자유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 완화 및 철폐 정책을 시행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각종 개혁정책들과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국민의 협조 덕분에 임기 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으며, 임기 종료 직전 국내 GDP(2002년 말)는 6,089억 달러까지 회복될 수 있었다.


이후 2003년 2월 임기를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은 시장개방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등 이전 정부로부터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이와 동시에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 고용 수와 저소득층 복지 재정을 확대하는 등의 국가주도형 복지정책도 함께 시행했다.


노 전 대통령 임기 3년 차인 2006년 한국 GDP는 10,110억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1인당 GNI 역시 20,795달러를 돌파하며 ‘국민 소득 2만 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2005년 처음으로 세계경제순위 10위를 기록했으며, 노 전 대통령 임기 종료(2008년 2월)를 두 달 앞둔 2007년 국내 GDP는 11,227억 달러에 달했다.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권은 실용주의 정책을 기조로 법인세 감면, 고환율 정책 등 성장 위주의 친기업 경제정책을 시행했다. 고환율 정책이 반영돼 2009년 GDP는 다시 9,023억 달러를 기록하며 천억 단위로 떨어졌으며, 임기종료 두 달 앞둔 2012년 한국의 GDP는 12,224억 달러로 증가했다.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간의 국정 농단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 소추 가결로 대통령 권한이 정지됐으며,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직권 남용 및 국정개입 혐의가 인정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파면됐다. 박 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시점인 2016년 한국의 GDP는 1조 4,044억 달러(1,579조 2,478억 원)를 기록했다.


향후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 몇 달 간의 혼란이 종료되고 지난 9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IMF(국제통화기금)는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으며, 내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 역시 현재 27,561달러로 3만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면 지난 70년간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에 비해, 최근 몇 년간 한국은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순위는 지난 89년 이후 줄곧 11~15위에 머물러 있으며, 1인당 GNI 역시 지난 11년간 2만 달러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지도자의 부재로 한국은 나라 안팎에서 큰 혼란을 겪어왔다. 새 정권이 출범한 지 10여 일이 지난 지금 한국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훌륭한 정책으로 나라의 기틀을 다져 향후 ‘한강의 발전’에 견줄 수 있는 또 다른 재도약을 이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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