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그동안 대대적인 ‘문화쇄신’ 운동을 벌여온 해군에서 또다시 성추문 사건이 발생해 여군 대위가 목을 매 자살했다.

지난 24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 소속 여군 A대위가 혼자 거주하던 원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해군본부 헌병단은 사망 사고 조사과정에서 A대위가 직속 상관에게 성폭행 당한 정황을 포착했고 25일 새벽, A대위의 상관인 B대령을 긴급 체포해 준강간 혐의로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사망한 A대위가 당일 출근을 하지 않고 전화를 계속 받지 않자, 간부들이 A대위의 원룸을 찾아갔다 시신을 발견했다”며 “밤늦게 현장에 도착한 A대위의 아버지가 A대위의 친구로부터 ‘A대위가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는 걸 듣고 성폭행 사실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당시 A대위의 부친이 해당 사실을 현장에 있던 직원들에게 알리자 함께 현장에 있던 B대령이 자신과 A대위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해 현장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B대령을 긴급체포했다.

A대위가 자살한 현장에는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의 방안에는 포스트잇이 몇 장 붙어 있었는데 포스트잇에는 ‘빈 손으로 이렇게 가나보다, 내일이면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라는 글귀가 써 있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긴급 체포된 B대령은 조사과정에서 “사망한 A대위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하지만 일방적인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군 본부 관계자는 “성 군기 위반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인만큼 이번 사건을 엄정히 조사해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군은 지난 2015년, 각종 방위산업 비리와 성추문이 빈번히 발생하자 ‘제2 창군’을 내걸고 대대적인 내부문화 쇄신 운동을 벌여왔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라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