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옥자’, 홍상수 ‘그 후’ 수상 실패했지만...

▲ 영화 '옥자' 포스터. 6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28일 오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진행됐다.


황금종려상은 스웨덴의 로벤 웨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가 차지했다. <더 스퀘어>는 현대 설치 미술가가 기상천외한 전시를 기획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고 있다. 웨스틀룬드 감독의 이번 수상은 칸 경쟁부문에 처음 초청돼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으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봉중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두 편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모두 수상에는 실패했다는 점이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7년 동안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우선,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아가씨>로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명실상부한 칸이 사랑한 감독의 반열에 오른 것.


▲ 영화 '악녀' 액션포스터. 6월 8일 개봉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장르영화들이 초청되는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정병길 감독의 <악녀>가 초청돼 한국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불한당>은 필름마켓에서 128개국에, <악녀>는 115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두 작품 모두 공식 상영회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단연 화제가 됐던 것은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봉준호 감독의 <옥자>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극장 상영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프랑스 극장협회 쪽에서 칸국제영화제 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칸국제영화제는 다음 영화제에는 극장 상영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만 초청하기로 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옥자> 프레스 상영회에서는 웃지 못한 헤프닝도 벌어졌다. 영화 상영 도중 기자들의 야유로 상영이 중단됐는데 국내 언론들은 그 이유가 <옥자>가 넷플릭스 영화인 것에 대한 항의로 읽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화 상영 시 가림막이 스크린 일부를 가렸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고 상영회 후에는 참석한 기자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포스터. 지난 5월 17일 개봉해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84만6259명을 기록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그 후>로 경쟁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로 특별상영 부문에 두 편이 초청되기도 했다.


홍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에 <극장전>, 2010년 <하하하>, 2012년 <다른 나라에서> 등 꾸준히 칸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었다. 이번 <그 후>로 홍 감독은 네 번째 경쟁부문 진출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번 황금종려상을 받은 로벤 웨스틀룬드 감독이 첫 번째 초청으로 영예를 안은 것이어서 네 번이나 경쟁부문에 오른 홍상수 감독의 이번 수상 실패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한국영화의 칸 수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 등을 받았다.


다음은 제70회 칸 영화제 수상자 리스트다.


▲황금종려상 = <더 스퀘어>(루벤 외스틀룬드)
▲심사위원대상 = <120BPM>(로뱅 캉피요)
▲심사위원상 = <러블리스>(안드레이 즈뱌긴체브)
▲감독상 = 소피아 코폴라, <매혹당한 사람들>
▲황금카메라상 = <준느 팜므>(레오노르 세라이예)
▲각본상(공동수상) =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린 램지 감독),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요르고스 란티모스)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여우주연상 = 다이앤 크루거, <인 더 페이드>
▲70주년 특별기념상 = 니콜 키드먼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단편) = <카토>(테포 아이락시넨)
▲황금종려상(단편) = <어 젠틀 나이트>(치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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