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일러스트' 구윤희 작가, '초크아트' 박정란 작가

▲ 초크아트 박정란 작가(좌), 핸드폰일러스트 구윤희 작가(우) (사진=최치선 기자)
▲ 도심속 힐링공간 '엔게디포도원'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강남역 주변은 하루종일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이다. 그래서 늘 복잡하고 요란하고 소란스럽다. 하지만 이 곳에도 심신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한 장소가 많이 있다. 그 중 힐링공간 ‘엔게디포도원’은 소박한 꿈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강남역 11번 출구 옆에 또 하나의 건물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지하 1층에 소극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엔게디포도원’이 나온다.


처음 소극장을 운영한 배우 윤범호 씨로부터 취재 요청을 받았을때만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서 두 작가를 만났을 때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 같았다.


두 작가 모두 생활 속에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시키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받을만 하다. 두 주인공의 이름은 핸드폰 일러스트 구윤희 작가와 초크아트 박정란 작가다.


구 작가는 20년 동안 만화작가로 활동해 온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그것이 바로 핸드폰일러스트이다. 어떻게 핸드폰 일러스트 작가가 되었을까? 직접 들어보았다.


▲ 핸드폰일러스트 작업 중인 구윤희 작가

▲ 핸드폰일러스트 작품을 배경으로 서 있는 구윤희 작가 (사진=최치선 기자)

“아들이 핸드폰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놔두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들또래의 아이들이 핸드폰과 가까이하면 할수록 평면적 사고에 젖는게 걱정되었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동적인 것 즉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작업을 찾게 되었습니다.”


구윤희 작가는 아들이 핸드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지금의 핸드폰일러스트라면서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아들도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창작 작업에 관심이 큽니다. 엄마가 작업하는 것을 보면서 차츰 게임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찾게 된 것 같아요.”


구 작가는 “자신의 핸드폰 속에는 수많은 작품들이 들어 있다”며 “프린트 된 작품들이 전시된 벽을 가리켰다.

작가의 손가락을 따라간 벽에는 만화나 웹툰 같은 일러스트 작품들이 여러 장 전시되어 있었다. 대부분 성경에서 소재를 찾아 그린 것으로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적 메시지가 강해 보였다.


“작품이 모두 선교를 위해 그리신 것 같아요. 혹시 전도용으로 만드신 것인가요?” 돌리지 않고 보이는대로 질문을 던져보았다.


“네, 맞아요. 박 작가와 함께 교회활동 중 본격적으로 성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그려보자고 했어요.”

구 작가는 성경이 어렵고 딱딱해서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데 그림으로 표현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작했다고 한다.


옆에 있던는 박정란 작가도 “초크아트 역시 선교활동이 목적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의 말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거든다.


▲ 자신의 초크아트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박정란 작가 (사진=최치선 기자)

박 작가에게 초크아트는 어떻게 시작했냐고 물었다.

“저는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했어요. 도자공예를 하다가 초크아트를 접하고 결혼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1년 수강하면서 선생님의 인정을 받았고 지금은 이렇게 작품을 판매도 하게 됐습니다.”


박 작가는 새로 오픈하는 카페나 옷집 등 인테리어가 중요한 점포에 초크아트를 기획부터 작업까지 해주며 수입도 올린다고 한다.


박 작가와 구 작가 모두 교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지금은 이곳 ‘엔게디포도원’을 통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


“인터켓 카페도 만들었고 주위에 추천도 받고해서 지금은 회원수가 15명 정도 됩니다. 모두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면서 완성된 작품은 판매도 합니다.”


구 작가의 핸드폰일러스트는 작품마다 수시간에서 1년이 넘게 걸리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까지 다양하다. 박 작가의 초크아트 역시 품이 많이 들어간다.


그밖에 이곳에 가입된 작가들은 미술 심리치료작가, 코르크작가, 비누작가, 원예, 가죽공예. 캘리그라피, 연극, 플로리스트 등이다.


구 작가는 기독교에 관심있거나 현재 신자라면 누구나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작품판매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꼭 교회를 안다녀도 괜찮아요. 자신의 재능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다만 기독교적인 작품활동을 하는 공간이란 점에서 가능하면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오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구윤희 작가와 박정란 작가는 “앞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고 두 작가의 밝은 모습을 보며 생활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노력이 주위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