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수리업체 선택권 사실상 제한, 수리비 피해 많아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자동차공유서비스 '카셰어링'이 수리비 부풀리기, 고장, 정비, 안전성 등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의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정해진 시간만큼 나눠 사용하는 서비스로 주택가 등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시간(분) 단위로 대여 가능한 '카셰어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인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일부 차량은 등화장치나 타이어가 불량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고, 수리가 필요할 시 업체 선택권을 제한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으로 인한 피해, 무면허자·미성년자의 차량 불법 대여 문제도 꾸준히 발생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카셰어링’ 관련 소비자불만상담은 총 237건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119건이 접수되어 전년 대비 85.9%의 증가율을 보였다.

유형별로는 ‘과도한 수리비 청구’가 70건(29.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지미흡으로 인한 차량 사용불가’ 40건(16.9%), ‘부당한 페널티 부과’ 38건(16.0%), ‘사용료 청구’ 36건(15.2%), ‘차량 관리 소홀’ 28건(11.8%) 등이었다.

또 국내 주요 카셰어링 4개 업체 30대 차량의 안전성을 '자동차관리법'상 정기검사 항목으로 점검한 결과, 7대(23.3%)가 1개 이상 항목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 차량은 주행거리가 50,000km 이하로 길지 않음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카셰어링의 특성상 차량 고장, 관리·정비 불량 등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측 전조등 광도 미달, 후륜 좌측 타이어 불량 등 부적합 부분 확인되었지만 소비자의 수리업체 선택권은 사실상 제한되는 등 일부 이용약관도 소비자에게 불리했다.

소비자원은 그린카, 쏘카, 이지고, 피플카(가나다 순) 등 4개업체의 카셰어링 (회원)이용약관 및 자동차대여약관(2017.4.3.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일부 이용약관은 차량 수리가 필요한 경우 사업자와 계약된 지정된 수리업체만 이용하도록 하는 등 수리업체 선택권이 제한되었다. 또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정한 차량 관리 준수사항(‘페널티 제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동의 여부와 별개로 벌금이 자동결제되도록 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다.

카셰어링은 사업자와 대면 없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차량 대여가 이뤄진다. 이러한 비대면성을 악용해 무면허자나 미성년자가 타인의 운전면허 정보를 도용해 차량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는 회원 정보, 운전면허 정보, 결제 신용카드 정보의 진위 및 동일인 여부 확인만으로 이용이 가능해 명의도용에 취약한 문제점이 있었다. 최근 그린카와 쏘카는 불법 대여를 막기 위해 ‘휴대폰 본인명의 확인’을 추가 인증 수단으로 도입했으나 이 또한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 개통 등으로 쉽게 무력화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피해예방을 위해 관련 부처에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카셰어링 약관 개선을 요청했고, 사업자에게는 ▲명의도용 피해예방을 위한 추가 인증 수단 도입, 철저한 차량 안전관리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다음 사항은 소비자원이 내놓은 소비자 주의사항이다.
1. 차량 대여계약을 체결하기 전 이용약관 및 자동차대여약관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한다.
2. 차량 이용 전 차량 외관손상(흠집, 스크래치) 유무, 등화 등 각종 장치 작동 여부 등 차량상태를 꼼꼼히 확인한다.
3. 차량 외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해당 내용을 즉시 사업자에게 고지한다.
4. 차량 이용 중 장치에 이상이 발견되거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상·파손이 심각하지 않더라도 즉시 사업자에게 신고하여 상담을 받는다.
5. 서비스 이용 종료 후 주행료 등의 잔금이 자동 결제될 때, 부당한 금액이 추가로 청구되지 않았는지 명확히 확인한다.
6. 부당한 금액이 인출되었다고 생각될 경우, 즉시 사업자에게 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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