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인생은 아름다워 / 쉰들러 리스트

[투데이코리아=차지연 기자] 올해 초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인종 차별 문제가 다시금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류는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됐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통해 인종 차별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프랑스, 미국, 영국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는 다시 자국인(백인) 우선주의 정책과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특정 인종을 차별하는 양상이 펼치지는 등 시대를 역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와 같은 행태를 파시스트와 비교하기에는 논리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파시즘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확산된 것을 고려했을 때, 초기에 경계할 필요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취지 속에서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들 중 추천할만한 작품을 모아봤다.

<순수한 두 소년의 비극적인 우정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사진제공=UIP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장교의 아들이었던 소년 브루노는 아빠의 전근으로 폴란드의 한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되고, 같이 놀 친구가 없어 외로움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저 멀리 보이는 농장에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슈무엘’이라는 또래 친구를 발견하게 되고, 부모님 몰래 ‘슈무엘’을 만나러 가기 시작한다. 철조망을 사이에 둔 두 소년의 우정이 점차 발전해나가면서 브루노는 ‘농장’에 대해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되는데…..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존 보인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소년의 눈을 통해 유대인들의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크 허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주인공 브루노 역에는 배우 ‘에이사 버터필드’가, ‘슈무엘’ 역은 배우 ‘잭 스캔론’이 맡아 연기를 펼쳤다.

영화에는 다양한 성격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유대인 학대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브루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있는 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무너져가는 ‘브루노’의 어머니와 할머니도 있다. 교육에 의해 나치즘에 물들어 가는 ‘브루노’의 누나도 있으며, 아무것도 몰라서 편견 없는 ‘브루노’도 있다. 영화는 다양한 인간상들을 보여주면서 당시의 인물상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또한 관객들에게 충격과 여운을 선사하는 ‘클라이막스’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중간 중간 결말에 대한 힌트가 등장하지만, 관객들은 마지막 장면이 펼쳐지고 나서야 일명 ‘멘붕’에 빠지게 되고, 영화관에는 적막만이 흐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영화팬들이 열광하는 ‘끝난 뒤에도 붙잡는 영화’ 범주에 속하는 작품에 해당된다. 마음 깊숙이 울림을 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수용소에서 펼쳐진 놀라운 부성애 ‘인생은 아름다워’>

사진제공=씨네그룹 (주) 키다리이엔티


1940년대 로마, ‘귀도’와 ‘도라’ 그리고 그들의 아들 ‘조수아’는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단란하게 살고 있다. 그러던 중 ‘조수아’의 다섯 번째 생일이 되던 날,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들은 이들을 수용수로 끌고 가게 된다. ‘귀도’는 아들을 숨기기 위해 ‘조수아’에게 수용소 생활을 단체게임이라고 속이고, 높은 점수를 따는 우승자에게는 진짜 탱크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우승자가 되고 싶은 조수아는 매일매일 ‘숨바꼭질, ‘좁은 침대에서 자기’, ‘화장실 몰래 가기’ 등의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어느덧 전쟁이 끝나가는데….과연 이들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국인에게 대표적인 이탈리아 영화로 알려진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 1997년 개봉한 이후, 약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명작으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98년 ‘제51회 칸 영화제’에서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비극적인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아들을 안심시켜주려는 아버지의 놀라운 부성애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무거울 수 있는 상황을 ‘게임’이라는 상황을 통해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다. 조수아의 행동이 언제 나치 군인들에게 발각될지 모른다는 점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작품성까지 모두 담고 있는 명작으로, ‘홀로코스트’라는 주제가 아니더라도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다. 인종 차별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명작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강력 추천한다.


<양심을 지킨 위대한 영웅이야기 ‘쉰들러 리스트’>

사진제공=Miramax Films


1940년대 폴란드 크라코우, 기회주의자 오스카 쉰들러는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나찌 당원이 되고, 뇌물을 바쳐가며 편법으로 공장 인수에 성공한 뒤 인건비 없이 유태인을 착취하게 된다. 그러던 중 유태계 회계사 스턴과 교류하게 되고, 유태인의 현실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용해 유대인들을 구하기로 결심하는데….

지난 1993년 개봉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또 하나의 명작이다. 호주 작가 ‘토머스 케닐리’의 소설 <쉰들러의 방주>를 각색한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수많은 유대인을 구했던 ‘오스카 쉰들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배우 리암 니슨이 ‘쉰들러’ 역할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으며, 벤 킹슬리가 ‘잇자크 스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홀로코스트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1993)’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7개 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당원들이 유대인들에게 자행했던 일들을 흑백 영화를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유대인들의 참상을 성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참혹하게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은 3시간 12분이라는 긴 러닝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참담한 감정과 분노만을 느낄 뿐이다.

위에서 소개된 두 편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화 ‘쉬들러 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에 속하는 대작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혹은 ‘홀로코스트’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필수 영화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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