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인판티로 FIFA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북한·중국·일본 4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개최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47·스위스) 제9대 FIFA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2030 월드컵 4국 유치안을 설명하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

지난달 14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각 나라가 협조한다면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가 가능하다”고 밝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생각을 대통령이 지원사격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 접견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이웃나라들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면 남북평화를 비롯해 동북아지역의 평화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인판티노 회장도 취임 때 축구 저변확대를 위해 월드컵 공동개최를 지원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하며, “동북아는 한반도 분단 뿐 아니라 평화안정이 안 돼있고, 긴장이 높은 지역”이라며 “동북아도 유럽연합(EU)처럼 집단안보와 경제공동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생각한다. 축구에서의 스포츠교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판티노 회장은 “문 대통령의 그런 비전을 존경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믿음을 갖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이런 비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성사 가능성에 대해 인판티노 회장은 “중국·일본 등 이웃나라들과 논의를 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축구를 통해 도와드리고 싶다”며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은 “이틀 후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인데, 이 문제에 관해 시 주석의 반응을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단독 새최에 대한 의사를 강하게 밝혀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동개최는 중국의 설득뿐만 아니라 극복해야할 경쟁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를 월드컵이 확정됐고, 대륙간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2026년 월드컵은 아시아 개최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이 노려봄직한 시점은 2030 월드컵인데, 2030년은 월드컵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따라서 축구 종주국인 영국이 2030 월드컵의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으며, 제1회 월드컵 개최지인 우루과이를 비롯한 남미에서도 그 역사성을 주장하며 개최를 희망하고 있어 향후 월드컵 유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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