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ALOHA! KONA'라고 적힌 흰색 면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국내외 기자들 앞에서 신차 소개에 나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신차 소개 행사는 정의선 부회장의 자동차에 대한 남다른 애착심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획기적인 모델 개발에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13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소형 SUV 차량 코나(KONA)를 직접 설명하기 위해 나섰다. 특히 그는 차를 직접 운전해 무대에 올려놓고 차에서 내리는 것까지 보여줌으로서 신차의 콘셉트와 부합하는 젊은 감각을 충실히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코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SUV 제품군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장기 프로젝트는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다소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대차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의 개발과 세계최고의 브랜드로 육성기킨다는 자부심으로 지인들을 만나거나 해외 출장 시에도 현대자동차의 성능과 디자인의 인기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고 경청하는 스타일이다. 그렇치만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몇 차례 있었던 준대형급 이하 라인업의 신차 발표회에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이제부터는 신차 발표현장에서도 직접적으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파격 행보는 정 부회장이 그가 가진 장점인 창의력과 미래지향적인 마인드로 세계적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신차 소개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도약을 위한 전반적인 경영 행보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코나보다 더 작은 SUV와 싼타페보다 더 큰 SUV도 출시해 전체 제품군을 갖추고 내년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SUV도 선보여 친환경 미래차에도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동차산업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중국의 완성차회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데 반해, 현대차는 21세기 핵심 키워드인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 ICT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완성차 회사 보다는 IT나 ICT 회사에 관심이 많다. 최근 바이두와 협력을 시작했고 우버와 협력관계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IT회사와 기술제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정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자,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전기차에 중점을 두고 2020년까지 친환경차 14종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차의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동력원 연구와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색 티에 파란색 청바지였다. 그의 패션을 패러디한 TV 광고가 심심찮게 계속 나오고 있다.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이 된 잡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장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인 실리콘벨리는 늘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옷차림을 선호한다.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일종의 상징적인 행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룹 후계자로서 무게감을 벗어버리고 혁신과 창의를 최고의 가치로 알고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미래의 현대차 그룹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굳게 다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후계자이지만 항시 공부하고 노력하는 경영스타일과 소박한 인간미를 보여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경영 뿐만 아니라 인의를 중시여기는 덕목있는 경영인으로도 정평이 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