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충격의 대패에 코칭스태프는 나몰라라

▲ 자책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삼성의 신인 포수 권정웅(사진=SBS 스포츠 중계방송 화면캡쳐)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삼성팬으로서는 치욕의 경기였다. 팬들도 울고 경기장의 선수들도 울었다.

지난 29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22로 대패했다.

KIA는 시작하자마자 삼성의 외국인 선발투수 재크 페트릭을 몰아붙였고, 1회 5점, 2회 4점에 이어 3회에는 10점을 냈다.

특히 KIA의 3회말 공격에서는 선두타자인 2번 김주찬부터 9번 김선빈까지 8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때렸다. 8타자 연속안타는 KBO 역대 타이기록이었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 이 기록을 달성했던 팀은 2015년 7월3일 LG를 상대한 삼성이었다.

이 뿐이 아니었다. 페트릭의 14실점 역시 투수 역대 1경기 최다실점 타이기록이었는데, 이 기록또한 1999년 8월 7일, 두산 김유봉이 삼성에게 당한 기록이었다.

선수들은 충격을 넘어 ‘멘탈붕괴’를 경험했다.

이날 선발 포수로 나서 경기가 끝낼 때까지 마스크를 쓴 채 투수를 리드한 삼성의 신인 포수 권정웅은 팀이 3회까지 19실점을 하자 덕아웃에서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울음을 참기위해 음료수를 마시는 척 애를 썼지만 그의 눈에 맺힌 눈물은 고스란히 중계 방송을 타고 전국에 생중계 됐다.

선배 포수인 이지영이 권정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전했지만 안타까운 건, 삼성의 4회초 공격 또한 무기력하게 세 타자로 끝이 나 그의 눈물이 마를 새도 없이 그라운드로 달려가야 했다.

안타까운 선수는 권정웅 만이 아니었다.

선발투수 페트릭은 컨디션 난조로 대량 실점했지만 덕아웃에선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김상진 투수 코치가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것이 전부. 벌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보다 못한 삼성의 1루수 다린 러프가 패트릭을 격려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KBO 규정상 경기중 야수의 마운드 방문은 불허돼 이내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페트릭은 상기된 얼굴로 2회까지 96개의 공을 던진 뒤 교체됐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페트릭의 표정은 당황, 그 이상이었다.

어제의 패배는 144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다.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또한 선수가 잘했을 수도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선수들도 엄연히 감정이 있는 인격체라는 것.

‘멘탈붕괴’를 겪고 있는,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후배를 위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삼성라이온즈의 김한수(왼쪽부터)감독, 김태한 수석코치, 김상친 투수코치(사진은 지난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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