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막말' 매도.. 응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자신에 대한 반홍(反洪) 세력의 '막말' 매도에 급기야 입을 다물었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후보 TV토론에 전격 불참한 것이다.


홍 후보는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홍준표'를 검색하면 아래에 '막말'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다른 정당들은 물론 당 내에서도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특히 대표 경선 라이벌인 원유철 후보가 앞장서고 있다. 홍·원 두 후보의 감정싸움은 이미 마지노선을 넘은 상황이다. 29일 TV조선 토론에 앞서 원 후보가 사탕을 건네자 홍 후보는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 먹나"며 거절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사전투표 당일인 30일 TV토론에 나서서 매도되는 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불참 배경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불과 이틀 뒤인 2일에는 현장투표가 예정되어 있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입만 열면 '막말'로 매도하는데 응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자신을 둘러싼 '묻지마 의혹 제기'도 불참 이유다. 홍 후보는 29일 자신의 SNS에서 "MBC TV토론을 보고 많은 분들이 서로 싸우는 게 역겹다고 했다"며 "그래서 29일 TV조선 토론을 마지막으로 TV토론은 끝내는 것으로 알았다"고 밝혔다.


"당내 선거에서 허위폭로가 자행되고 인신비방만 난무하는 토론은 하지 않는 게 옳다"며 투표날과 TV토론 일자가 겹치는 점도 문제시했다.


앞서 원유철 후보는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측 주장을 근거로 홍 후보가 과거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물증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주호영 바른정당 의원은 28일 MBC뉴스 인터뷰에서 홍 후보의 입당 타진을 부인했다.


홍 후보는 30일 "정병국 의원 주장은 같은 당 주호영 의원 인터뷰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며 "이는 그냥 넘길 수 없는 김대업식 공작정치"라고 규탄했다. 앞서 홍 후보는 전당대회 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군(軍) 부사관 출신인 김대업 씨는 16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이후 김 씨는 법원으로부터 수사관 자격 사칭죄로 징역 1년10월을 선고받고 수감했다.


이 여파로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득표율 46.6%)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48.9%)에게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원유철 후보는 주호영 의원 발언에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신상진 후보와 함께 즉각 반발하면서 홍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2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당원 앞에 서는 게 두려운 홍 전 지사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홍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 하에 이같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후보 '라인'에는 다수 최고위원 후보들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표심이 당대표 경선에서 모두 '홍준표'로 결집한다면 승산은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19대 대선 경선에서 무난히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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