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이유로 “세상 살기 싫어서”

▲ 경찰에 투항한 범인 김씨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경남 합천군 황매산 터널에서 "엽총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24시간 이상 대치했던 41살 김씨가 끝내 총을 버리고 경찰에 자수했다.

5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김 씨는 무장을 해제한 상태로 차 밖으로 나와 경찰에 투항했으며 경찰은 김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미성년자약취유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박진우 경남경찰청장이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을 찾아 사건을 지휘했고 황매산 터널 양쪽 4㎞ 떨어진 지점에서 각각 합천경찰서장과 산청경찰서장이 현장 통제를 했다.

김 씨는 4일 오후 10시 20분경 인질로 잡고 있던 초등생 아들을 풀어줬으나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엽총의 총구를 하늘 위로 돌려 10번 정도 위협 사격을 가했다. 깜짝 놀란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비롯해 230명의 경찰 인력을 현장 근처에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풀려난 아들은 현재 친할머니가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씨의 요구로 4일 저녁 현장에 도착한 전 부인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한 경찰이 김 씨와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김 씨는 체포 후 “세상과 살기 싫다”며 이 같은 짓을 벌였다고 했으며 인질극 당시 뉴스 채널 YTN과 통화를 하기도 했다. 김 씨는 투항 당시 신발 끈으로 방아쇠와 자신의 발가락을 묶고 언제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교수와 경찰수사연구원 교수, 광역수사대 협상요원 등 6명이 김씨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무장을 해제하고 자수했다"고 브리핑했다.

범인 김 씨는 평소 유해조수포획단원으로 활동하며 엽총을 소지할 수 있었으며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경 초등학교에 있던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자신의 트럭에 태운 후 오전 10시 23분께 진주시의 한 지구대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갖고 나와 합천으로 이동했다.

김 씨는 전 부인과 자신의 집에서 전화로 말다툼을 벌인 후 "아들과 함께 죽을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냈고 어머니와 아들 담임교사의 신고로 경찰이 긴급 출동해 합천군 황매 2교 인근에서 김 씨의 트럭을 막아서자 김 씨는 "전처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들과 같이 죽을 것"이라며 오후 5시경부터 "엽총 인질극"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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