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ETF 시장 규모변화 추이(자료=한국거래소, 표=오승환 기자)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올해 들어 자산 총액과 종목 수가 크게 증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찬우)는 올해 상반기 상장지수펀드의 자산 총액이 27조275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7% 증가했다고 밝혔다. ETF 종목수는 전년 대비 10.5% 증가한 283종목. 자산 총액과 종목 수 모두 지난 2002년 ETF 시장이 개설된 이후 최고치다.

전체 거래대금 또한 증가했다. 상반기 하루평균 ETF 거래대금은 8422억 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기록이다.

한국거래소의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4월28일부터 ETF 차익거래를 시작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지난 1월부터 4월사이 6000억원~8000억원 수준의 일평균 ETF 거래대금이 지난 5월과 6월에는 1조원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는 ‘Tiger 200 IT 레버리지’로 꼽힌다. ‘Tiger 200 IT 레버리지’는 코스피 200의 정보기술 지수를 추종하고 있는데 8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뒤를 이어 ▲‘코덱스(KODEX) 증권’이 46.6% ▲‘TIGER 증권’ 44.1% ▲‘TIGER 레버리지’가 43.7%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상위그룹을 형성했다.

물론 손해를 본 종목도 있었다. ‘KBSTAR 200 선물인버스 2X’는 -31.1%의 수익률을 기록, 수익률이 가장 낮은 종목으로 선정됐다. 이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31.0% ▲‘KOSEF 200선물인버스2X’가 -30.9%을 기록하며 불명예를 얻었다.

한편, ETF 펀드의 성장과 자금유입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10일(한국시간),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올 상반기 ETF 펀드에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됐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ETF 유입은 올해 들어 약 3350억 달러에 달한다”며, “글로벌 최대 운용규모를 자랑하는 ‘블랙록’에는 올 상만기에만 1400억 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즈는 “투자 매니저들의 높은 수수료와 실망스런 실적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액티브 펀드에서 벗어나 저비용의 ETF로 이동을 이끌었다”며 분석했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즈는 ETF 펀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5년도 채 안 돼 1.7조달러의 새로운 자금을 이끌어 낸 ETF 시장은 전세계 증시 내 가격 버블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미국증시 등이 하락추세로 전환될 경우 ETF로의 자금 유입도 조만간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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