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학교 급식 조리종사자 등을 가리켜 '미친놈들'이라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언주 의원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격양된 표현을 사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다.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해당 파업에는 급식 조리종사원, 영양사, 상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파업 첫날인 6월 29일 오전, 국민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이 의원은 파업과 관련한 논의에서 “파업은 헌법 정신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지만,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권리주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여기까지는 이 의원이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이들의 파업으로 해당학교 학생들은 직격탄을 맞아 급식을 이용하지 못한 채 부랴부랴 도시락을 싸들고 등교해 ‘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비판이 확산되며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또한 이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정부 예산 심사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이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당장 전환하면 당장 인건비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식재료비 예산이 줄어 급식의 질이 떨어 질수도 있고, 급식비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염려해서 한 발언으로 분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의원도 반찬으로 탕수육 2조각이 나온 학교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날 발언이었다.

다음날 이 의원은 SBS 모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업의 부당성을 설명한 뒤, 파업 노동자들을 “미친놈들”이라고 표현하며 감정적으로 대답했다. 특히 급식 조리종사원들을 가리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도리어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라고 반문하기 까지 했다.

파문은 확산됐다. 해당 기자의 보도로 알려진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인터넷상에서는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 하고 있으며,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1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밥하는 아줌마들이라며 노동자 비하발언을 한 이 의원은 사퇴하라”며, “국민의당은 개인 발언으로 치부하지 말고 즉각 국민들 앞에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도 이날 “반노동, 반여성적 망언으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를 모욕한 국민의당 이언주는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무상급식을 놓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경남 지역에서는 진보단체를 중심으로 더욱 강하게 비판을 이어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와 경남진보연합, 경남여성연대는 10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이 의원 측은 논란이 확산된자 “급식 노동자 파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을 전달하면서 비판이 격양된 것 같다”며, “학부모들의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얘기가 시작된 것”이라 해명했다. 이어 “급식노동자 정규직화를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다. 막무가내로 해서는 안 되고 직무급제 도입 등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이언주 막말 발언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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