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을 막는 신기술 상용화 가속화 될듯

▲ 버스에 의해 종잇장처럼 구겨진 자동차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지난9일 오후 2시40분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양재나들목 부근에서 7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버스는 바로 앞에서 서행하던 K5 승용차를 먼저 들이받은 뒤 이 차량 위에 완전히 올라탄 채 2차로와 1차로를 넘나들며 광란으로 질주했다.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구겨졌으며,이 차에 탑승중이었던 운전자 신모씨 부부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두 차량의 충돌 충격으로 앞으로 튕겨 나간 다른 승용차는 옆으로 한 바퀴 굴러 넘어지며 또다른 차량들과 연달아 추돌했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사는 졸음운전을 시인했으며 현재 경찰에 구속된 상태다. 10여명의 사고를 낸 운전자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는 '차량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의 경우 유족을 포함해 피해자 측과 합의할 수 있도록 통상 2주의 기간을 둔다"며 "사고 경위와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찰청 집계 결과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2,701건이 발생해 108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졸음운전 사고는 도로위의 폭탄으로 군림하고 있다. 앞서 작년 강릉 고속도로에서도 대형 추돌 사고를 내었던 버스기사 역시 졸음운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고만 났다하면 대형사고가 되어버리는 버스, 트럭 운전기사들의 졸음운전을 막는 기술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자율운전 시스템으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는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에도 사활을 걸면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 자동차, 사브(SABB),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와 볼보(VOLVO)를 비롯한 세계 자동차 업계들은 앞다투어 이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교통안전관리공단 역시 대형 교통 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졸음운전방지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운전자의 졸음상태 판단 시스템 및 그 판단 방법”에 대한 특허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이 기술은 운전자의 심장 박동 수와 차량 주행 상태를 측정해 졸음운전으로 판단되면 운전자를 깨우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의 원리는 운전자의 심장 박동이 평소 깨어 있을 때보다 낮은 상태에서 차량이 지그재그로 주행하면 이를 졸음운전으로 인식하고 졸음이 깰 정도로 강한 경보를 울린다. 이 기술외에도 현대차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얼굴 방향과 눈 깜빡임을 인식하는 동시에 차량의 주행 패턴을 분석해 운전자 피로, 졸음운전 여부 등을 판단하는 '졸음운전 경보 시스템'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경고음을 울리고 좌석에 진동을 줘 깨우는 기술로 이미 2013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첫 선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신호는 과격 운전 등 의도적인 주행 패턴과 구분이 어렵고 운전자 영상에 기반을 둔 방식은 조명 환경이나 안경 착용 여부, 웃음 등 때문에 정확한 졸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런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스웨덴 자동차 기업 사브(SABB)는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현재 상용화 실시중인데 운전자의 표정이나 눈 감김 등을 분석, "당신은 지금 위험할 정도로 피곤합니다. 빨리 차를 세우십시오"라는 음성 경고를 내보냄과 동시에 운전석이 진동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와 볼보(VOLVO)도 운전자가 졸고 있다고 판단하면 계기판에 커피 이미지가 점등하면서 경고음을 울리는 기능을 도입했다.

김주영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졸음이 오면) 맥박수가 줄게 되고, 호흡량이 줄어드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좌우로 흔들리거나, 차선이탈 등 졸음운전 징후를 포착해 경고하는 장치는 이미 차량에 장착돼 나오고 있고 운전자의 표정으로 졸음운전을 판단하는 장비도 내후년쯤 상용화될 전망이다“라며 졸음운전 방지시스템의 도입이 다가왔음을 시사했다.

이런 대형사고들을 계기로 최근엔 택배업체들도 화물차에 졸음운전 방지장치를 도입하는 등 졸음운전을 쫓는 기술들이 자동차·운송업계에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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