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세종시 한솔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진의 입장을 밝혔다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공사 영구중단을 막기 위해 적극 방어하겠다”

기습 이사회를 소집해 ‘신고리 원자력 발전 5·6호기 공사 중단’을 의결한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입을 열었다.

17일,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수원 입장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1조6000억원을 투자했는데 건설이 취소되면 그 피해가 크다”며, “경영진의 입장에선 계속 짓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공론화 위원회가 발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설득 작업을 진행할 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신고리 5·6호기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가 안전하고 설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국민들께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영진’의 입장을 대변한다고는 하지만 공기업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공약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둑 이사회’라는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기습 이사회를 개최해 공사 중단을 의결했기 때문에 논란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3개월 간의 공사 중단 기간 동안 건설사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손실 피해가 업체로 넘어가지 않도록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게 한수원의 기본 입장”이라며, “일시 중단 결정 전에 근로자 대표들을 만나 협력을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었듯 우리 국민들도 원전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크다”면서 “공론화 기간 동안 설비개선 노력, 충분한 자료 제공 등으로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선 지난 13일, 한수원 이사회는 경주 본사에서 정부가 제시한 3개월의 공론화 기간 동안 공사의 일시 중단을 이사회를 통해 의결하려 했으나 노조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이튿날 오전 경주 모 호텔에서 기습 이사회를 개최하고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13명의 이사진 중 사외이사 1명(조성진 이사)을 제외한 12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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