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 소폭 상승 속 취업기회전망 지수 크게 떨어져


[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인가. 국내 소비자 심리가 이번 달에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6개월 연속 상승이다. 하지만 경기전망은 어두워졌고 취업기회전망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111.2p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이로써 소비자 심리지수는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했고 지난 2011년 1월 111.4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수출 호조, 주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소비자 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지수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7월 소비자 심리지수 CCSI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 지수가 95p, 생활형편전망 지수가 104p로 각각 1p 올랐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전월대비 3p 상승해 96p를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이 103p를 기록하며 전월과 동일한 가운데 소비지출전망은 1p, 향후경기전망은 전월대비 3p하락하며 각각 108p, 109p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전월대비 0.1p 상승했지만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상승폭은 지난 5월 6.8p, 6월의 3.1p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새 정부 출범을 맞은 기대감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6개월 후 경기전망을 예상하는 향후경기전망 지수가 3p나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 지수가 떨어진 것은 지난 1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 취업기회전망 지수 변화 추이(자료=한국은행, 표=오승환 기자)
또한 취업기회전망 지수의 변화가 유독 눈길을 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집계돼 15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심리가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안을 15일 발표해 이번 조사에 영향을 미쳤는 지는 판단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일자리 정책을 펼쳤음에도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전월보다 11p라는 큰 수치로 떨어졌다. 그나마 일부가 반영됐기에 낙폭이 작아보이기까지 한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지난 4월 86p로 시작해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힘입어 5월 113p, 6월 121p까지 기록했으나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 이후 11p가 빠지며 110p를 기록했다.

인사관리 전문가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김강식 교수는 “단기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급격한 노동비용 증가로 고용주 입장에선 절약방안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된다”며 “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향상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그나마 있던 일자리 마저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최저임금 16.4% 인상률은 200년 12.3% 인상 이후 11년만에 이뤄진 두 자릿수 인상률로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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