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승환 기자] ‘정도경영’을 표방한 LG화학이 노조와의 임금협상 교섭 도중 노조원들의 휴게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고, 1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올해는 협상 타결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25일 LG화학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일 LG화학 익산공장 임단협 교섭 중 사측이 노조 휴게실에 마이크 형태의 도청장치를 설치한 것을 노조 간부들이 발견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던 노사 협상이 잠시 정회된 사이 노조 휴게실에서 쉬고 있었고 옆방으로 연결돼 녹음 기능까지 있는 마이크를 발견하게 됐다.

이에 격분한 노조 간부들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위치한 LG화학 본사를 항의 방문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김민환 LG화학 인사최고책임자(CHO) 등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 측은 이번 사태를 사측이 임단협에 임하는 기본적인 예의에 벗어나는 행위로 규정하고 경영진의 진심어린 사과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협상의 진행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노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판단해 진행된 사안”이라며 “실제 녹음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측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노조와 협의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한 관련자 징계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실행할 예정”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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