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安 당대표 출마 원인, 黨 좌편향·親與행보"

▲ 안철수 전 대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문준용 조작제보'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돌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집단탈당을 예고한 동교동계가 '안철수 탈당'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동교동계인 박양수 전 의원은 4일 "안 전 대표의 지금까지의 행위를 보면 출당조치 요건이 된다"고 밝혔다. 동교동계는 오는 8일 고문단 회의에서 '안철수 탈당' 여부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박 전 의원은 "제보조작, 리베이트 사건이 당을 위기에 몰아넣었고 제보조작 사건에는 안 전 대표 측근들이 있다"며 "법적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으로 당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 전 대표가) 이번에 지역위원장 109명의 (출마촉구) 서명을 근거로 출마의 변을 늘어놨는데 그건 조작"이라며 "미필적 고의로 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도 이름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동교동계인 박지원 전 대표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전 대표 출마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출마반대 성명을 낸) 12명 의원뿐만 아니라 제가 알기론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30명 이상이 적극 만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바른정당 연대'를 시사했다. 이미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초당적 정책공조 모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출당이 현실화될 시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행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보수야당 이적 시 기존 지지층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행보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무소속 상태에서는 정치적 커리어를 쌓기 쉽지 않기에 야당 중 한 곳을 골라 입당을 고려할 것이라는 재반론도 존재한다.


한편 안 전 대표의 급작스러운 출마선언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박 전 대표는 "(향후) 누가 자신을 키워주겠느냐 등 자기의 정치적 존재감이 사라지는 걸 우려해 출마한다고는 생각 안 한다"며 정략적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당이 지나치게 좌편향으로 흘러간다든지, 안철수가 정치가치로 내세우는 중도를 넘어 지나치게 진보적으로 흘러가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걸 염려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며 "민주당, 문재인 정부와 협력관계를 이뤄 야당으로서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지 않느냐고 염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21.4%의 득표율을 올린데다 50대 중반의 젊은 대권주자인 안 전 대표는 현 정부여당의 '눈엣가시'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장기집권을 노리는 여당 입장에서는 차기 혹은 차차기 대선에서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 자신의 소신도 국민의당의 친여(親與)행보 거부 원인으로 보인다. 여전히 자유한국당이 지역구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부산 출신인 안 전 대표는 대선 기간 안보 등 분야에서 보수적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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