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문화에 빠진 대한민국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투데이코리아가 어느덧 창간 15주년을 맞이했다. 21세기 새로운 언론의 지향점을 추구하려는 본지의 사명에 본 기자는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조명하고자 한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는 그간 쌓여온 정치적, 사회적으로 구시대적인 가치와의 이별을 선언하였고 촛불 혁명을 통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내었다. 문재인 정부역시 적폐청산을 기조로 구시대적인 관습을 타파하려 많은 변혁을 이뤄내고 있는 와중에도 해가 바뀌어도 계속 사회면을 달구는 주제로 오르내리는 그것, 본 기자가 바라본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청산이 시급한 문제, 바로 갑질 문화라고 생각한다.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이 되었지만 아직도 한국사회는 사회적 계급, 부의 계층에 따라 많은 국민들이 신분제 사회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고 국민이 주권을 가지게 된 민주화를 거쳤지만 아직도 갑질 문화는 이 사회를 좀먹고 있다. 합리적인 사회의 기틀을 무너뜨리는 갑들은 계급과 권위를 내세우며 을들에게 불합리한 일들을 강요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갑질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모두발언 하였다.

그렇다면 갑질은 왜 하게 되는것일까?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가장 큰 관념은 역시 변질된 유교적 관념으로서, 나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서열이 나눠지는 문화라고 보는 시각이 크다. 한국인들은 어떤 만남이든, 모임이든 간에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서로의 나이를 물어서 서열을 나누게 되며, 나이가 적은 아랫사람이면 막 대해도 된다는 식의 잘못된 관념이 이른바 갑질의 시작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갑과 을의 나라>를 쓴 강준만 교수는 조선시대 관존민비의 사고방식에서부터 갑을관계의 역사가 비롯되기도 했다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조선시대에선 손아랫사람에게 존댓말을 하는 관념이 있었으며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의 말을 존중하며 경청하기도 하는 등의 문화가 있었기에 이런 좋은 문화들이 현대엔 사라지게 된 점이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군대문화. 남북이 분단된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성인남성들의 대부분이 군복무를 하게 되며 철저한 계급사회인 군의 문화가 그대로 사회문화로 적용된 점도 갑질 문화의 근본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우리의 군대 문화역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의 비상식적인 군문화가 토대가 되었기에 아직도 상사가 후임에게 계급을 내세워 행하는 구타와 가혹행위와 같은 사례는 끊임 없이 지적되는 요인 중 하나다.


▲ 갑질 논란으로 검찰에 출두한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
▲ 사상 초유의 땅콩회항 사태를 일으켰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최근 연일 언론 지상에 오르내리는 박찬주 대장부부의 공관병 갑질 논란이 촉발되며 아예 청와대 주재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군뿐만 아니라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 공직 사회 전체에 대해 갑질 문화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모두발언을 했다. 박찬주 대장에서 보듯 군대 뿐 아니라 수년간 갑질문화는 사회면에 단골로 소개 되었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미스터 피자의 가맹점 갑질사건, 남양유업의 대리점 강매 사건이나 포스코 상무의 비행기 라면 갑질 사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은 다른 나라에도 대서특필되며 국가적인 망신을 가져왔다.


▲ 국방부 검찰단에 출두한 박찬주 대장

갑질은 군 고위층이나 대기업 임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주변에도 만연해 있다. 특히 백화점 vip 고객들이 백화점 직원들에게 가하는 갑질과 아파트 주민들이 늙은 경비원들에게 벌이는 갑질은 이젠 뉴스거리조차 안될 정도로 너무 만연해 있다. 문제는 갑질의 피해자들도 보상심리에 의해 본인의 위치가 갑이 되는 순간 자신이 당했던 분노를 그 누군가에게 똑같이 분출하면서 결국 갑질은 도돌이 표가 되고있다.


이 같은 일들은 이미 사회는 21세기에 들어 섰으나 아직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계층의 인식은 갑질에 익숙했던 구시대에 머물러 있기에 이런 갈등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적 갑을문화'로 부를 만한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계와 서열을 중요시하는 수직적 문화와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를 꼽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은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고, 존댓말 문화가 있어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갑이 되는 수직적 관계 중심 사회다. 내가 너보다 위에 있으니 존중받겠다'는 욕구가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교수는 ‘대학입시를 비롯해 모든 것이 경쟁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더불어 사는 가치를 중요시하기보다 남을 딛고 올라가 승자가 되려 하고 남을 무시하고 살아도 된다는 인식이 사회화된다’ 고 지적을 했다.


이렇듯 갑질 문화는 사회적 발전을 가로막는 해악이며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할 가장 최우선 과제로 인식을 해야한다. 그로인해 본 기자는 갑질문화를 청산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본다.


첫째, 사법당국의 강력한 처벌이 선행 되어야 한다. 갑질 문화가 사회발전의 걸림돌 이란 인식을 가지고 갑질 사건에 대해서 사법당국은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 낮은 처벌과 벌금 형량은 높은 지위에 있거나 돈이 많은 재벌 집단에겐 경고가 되지 않는다. 선진국의 사례처럼 벌금을 매기더라도 그 사람의 재산 규모에 맞춰 합당한 벌금과 무거운 형량을 내려야 한다.


두번쨰는 교육정책의 변화다. 입시위주의 무한경쟁에 내 몰린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주위를 돌아볼수가 없는 이기적인 마인드로 자라기 쉽다. 입시교육 정책을 점차적으로 완화시켜서 아이들로 하여금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이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지속적인 올바른 가정교육과, 부당한것에 분노할 줄 아는 대중의 인식이 자리 잡혀야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관념 아래에서 직위와 재산에 관계없이 누가 높고 낮음이 없단 사실을 모두가 유념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인드를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갑질 문제에 대해 시민사회가 공동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공론화 하여 지속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이런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직장, 학교, 군대 심지어 집안에서도 잘못된 관행과 갑질에 대해서 단호히 거부하고 개선을 하기 위한 방안을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해야한다. 갑과 을이 없는 모두가 공평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만이 갑질 문화를 끝낼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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