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콘서트 형식의 유쾌한 진행 선보여

▲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국민인수위 보고식이 열렸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주요관료들과 국민인수위원들을 초청하여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 인수위 대국민 보고식을 열었다. 이 날 자리에는 청와대 참모들이 총출동하였고 SBS 아나운서 배성재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약 60분간 열린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보고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탈권위와 소통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방향성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여러모로 화제거리를 남겼다.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히트곡 '꽃길만 걷게 해줄게'가 오프닝 곡으로 선정되어 국민인수위원 280여명과 청와대 참모진, 정부부처 장관들이 음악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산뜻하게 출발을 알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프닝 음악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직접 제안한 정책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꽃길'을 걷겠다는 취지에서 선곡했다, 국민 인수위 좌석은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하고,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들이 책상 없이 의자에 걸터앉는 모습으로 탈권위적이고 소통하는 정부의 모습을 전하려 했다’고 이 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본격적인 대국민 보고 행사에 들어가기 전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과 배성재 SBS 아나운서이 '미니 토크쇼를 벌였다.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참모진과 만담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토크쇼에서 배 아나운서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새 정부 출범 100일간 점점 나이들어 간다는 뉴스 댓글을 봤다’고 물었고 임 실장은 ‘여기 일이 힘들긴 하다. 그렇지만 두려운 마음, 즐거운 마음 반반으로 일하고 있다’고 유쾌하게 화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안경과 백발, 카리스마 미소 때문에 문 대통령 여동생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고 ‘영광이다. 늘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장관이 국민인수위원의 질문을 받는 순서에서는 부처 성격과 질문 주제, 국민 인수위원의 나이와 성별을 고르게 안배하며 가장 많은 제안이 나온 국민 질문을 추려서 관련 부처 장관이 직접 응답하는 식으로 새 정부정책을 소개했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장애인 정책에 5년 내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해외여행시 발생하는 사건사고 대책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초기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외안전지킴이센터 설치를 추진 중’ 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높은 자살률 대책에 대해 내년 자살예방 전담부서를 만들고 전문 상담가도 늘리겠다고 계획을 밝혔고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문화예술인이 최소한의 기초적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예술노동의 특성을 인정한 고용보험 제도를 추진중임을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정구역과 생활권역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하승창 사회정책수석은 인터넷 사용에 불편한 액티브엑스를 없애는 작업에 속도를 걸겠다고 각 부처에서 진행하는 일들에 대해 소개했다.

2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이 직접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듣고 이에 대한 견해와 소감을 밝히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일자리 정책과 저출산 해결법에 대한 질문 두개를 받았으며, 문 대통령은 특히 일자리 정책에 가장 많은 답변 시간을 할애하며 일자리 정책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청년에 희망을 줄 뿐 아니라 세금 많이 내고 소비하는 사람을 늘리는 길이다.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는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연차휴가도 다 사용하도록 해서 일하는 부모, 아빠,엄마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게 더 근본적 해법이라 생각한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 아빠 육아휴직 정책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연장노동을 포함해 노동시간 주 52시간제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언급하며 육아현실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아들딸이 전부 아이가 하나다. 손주들이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한 명 더 낳지 그러냐고 물어보면 둘 다 엄두가 안 난다고 한다며 손사래를 친다. 최근엔 아이 하나 갖는 것도 엄두 안 난다’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하였다.

특히 문 대통령이 행사를 마무리 지을 때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김정숙 여사가 등장했다. 김 여사는 새 정부 출범 100일 소감에 대해서 ‘벌써 100일이 됐다고 한다. 저는 몇 년 지난 것 같다. 오늘 처음 취임해서 일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항상 이야기 한다. 100일이 지났는데 국민 평가가 조금 좋아서 느슨해지지 않을까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으며 이야기를 듣던 문 대통령이 머쓱하면서도 뿌듯한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문 대통령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국민인수위원회 활동을 이제 마감했는데 이런 소통을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행사 마지막 순서로 문 대통령이 국민이 추천한 책을 건네받는 '대통령의 서재'를 소개했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본관 집무실 한켠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를 언론에 먼저 공개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현장에 참석한 국민인수위원들이 전하는 책을 받아들고 기념 촬영을 찍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행사는 성황리 마무리됐다.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이날 국민인수위원들의 뜻을 받들어 정부정책에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하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