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테이블’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열려…소소한 것들에 대한 예찬!


▲ 기자간담회 후 진행된 포토타임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은채, 한예리, 정준원, 전성우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배우 임수정,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그리고 김혜옥까지. 한국 영화계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대표 여배우들이 모여 완성된 영화 <더 테이블> 시사회가 18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시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김종관 감독, 배우 한예리, 정은채, 정준원, 전성우 등이 참석했다.


▲ 결혼 사기를 위해 자신의 엄마 역할을 해줄 중년 여인을 카페에서 만나는 은희를 연기한 배우 한예진. 비록 사기꾼 역할이지만 어느 정도는 진실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녀다.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네 개의 서로 다른 인연들이 갖는 어떤 하루의 특별한 만남을 다룬 작품이다. 네 개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극의 전개는 대화에 의해 이뤄진다. 회상 장면 같은 장치가 없는 대신에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을 통해 탐색한다. 쇼트의 편집과 클로즈업 그리고 대화로 인물 간 긴장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작품. 제한된 장소와 시간이라는 특수한 촬영 환경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촬영기간 일주일이라는 수치가 이를 잘 말해준다. 또한 투자를 받지 않은 저예산 독립영화다.


▲ 배우 정유미와는 네 번째 작품을 한예리와는 두 번째 작품을 같이 한 김종관 감독. 시나리오 작업부터 두 배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각 캐릭터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배우를 찾다보니 결국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하는 김 감독이다.


김종관 감독은 “뜨거움에 집중하는 영화들이 있는 것처럼 사소함에 집중하는 영화들도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라며 “미니멀한 드라마나 캐릭터를 다루려는 시도들도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얻어 나중에라도 투자가 잘 이뤄져 소소하고 독특하고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 총 8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무엇보다도 여성 캐릭터들이 잘 부각되기를 바랐다”면서 한국 영화계의 여성 캐릭터 기근 현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이제 막 연애 감정을 느끼려던 찰나 홀연히 여행을 떠나 버린 남자와 재회하게 되는 경진 역을 맡은 배우 정은채.


<더 테이블>에는 남녀 세 커플과 여여 커플이 등장한다. 세 커플은 각각 ‘대한민국 인기 여배우가 된 유진(정유미)과 그녀의 전 남자친구 창석(정준원)의 코믹하지만 다소 어이없는 만남’, ‘하룻밤 연애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 던 찰나 갑자기 여행을 떠나 버린 남자 민호(전성우)와 그를 다소 황당하게 여기고 있던 여자 경진(정은채)의 설레임 가득한 만남’, ‘곧 결혼을 앞 둔 혜경(임수정)과 그녀가 아직도 사랑하는 남자 운철(연우진)의 위태로운 만남’‘을 그리고 있다.


▲ 사랑을 시작할 용기가 없어 갑자기 여행을 떠났다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남자 민호 역을 맡은 배우 전성우.


하지만 이 세편의 달달한 로맨스보다 유독 여여 커플이 눈에 띈다. 결혼사기가 직업인 은희(한예리)는 자신의 어머니 역할로 숙자(김혜옥)를 섭외하기 위해 만나다. 이 둘의 대화는 다소 웃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묘하다. 실제인 듯 실제 아닌 모녀관계랄까. 또한 이 대화는 진심이 담긴 듯 그렇지 않은 듯도 하다.


▲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 배우가 된 전 여자친구를 만나지만 예전 감정은 다 잊어버리고 그저 유명 배우의 전 남자친구로 밖에는 행동하지 않는 눈치 없는 남자 창석을 연기한 배우 정준원.


김종관 감독은 이 커플에 대해 “통속적이지만 마음에 남을 수 있는 장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멜로가 아니라 나머지 세 커플과는 다르게 가고 싶었다”면서 “여러 개의 삶 중에 있을 수 있는 삶의 단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이 커플의 탄생 의도를 밝혔다.


한예리는 “이 에피소드로 꼭 하고 싶었다. 이들이 갖고 있는 것은 거짓이지만 진실한 마음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의 대화 사이사이에 진실의 순간이 발견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 쇄골 미인이라 불린 만한 의상을 입은 한예리.


한예리는 베태랑 배우 김혜옥을 자신의 가짜 어머니로 직접 캐스팅했다.


“‘어느 여름’이라는 단막극에서 선생님을 처음 뵀다. 이야기와는 다르게 가장 나의 엄마 같은 분이다. 연기할 때 주로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많이 생각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편안함을 느낄 만큼 편안한 분이라서 제가 직접 부탁드렸다”


가짜 엄마 역할을 부탁하는 역할에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배우를 데려다 앉히는 센스.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종관 감독의 카메라는 클로즈업을 선호한다. <더 테이블>의 오프닝은 클로즈업의 마법을 보여준다. 점점 더 좀 더 자극적인 쪽으로 나아가는 경향의 영화들에 식상해진 관객이라면 감동이라기보다는 편안한 휴식 같은 이 한편의 영화로 잠시 클로즈업이라는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시길 바란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 포토월 앞에 선 배우 한예리. 전작 '최악의 하루'에 이어 두 번째로 김종관 감독과 함께 작업하게 된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은희' 역할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배역 이름이 '은희'인 것.

▲ 포토월 앞에 서 정은채. 하룻밤 이후 갑자기 떠난 남자와의 재회를 맞이하는 설레임을 완변하게 표현해 낸 그녀다.

▲ 포토월 앞에 선 정준원. 그는 배우가 된 전 여자친구를 만나 눈치없이 연예인 얘기만 하는 눈치 없는 남자 역할을 능청스럽게 잘 해냈다.

▲ 영화 포토월 앞에서는 아직 어색한 배우 전성우. 그는 뮤지컬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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