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예방길 열릴것으로 기대

▲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잡지 '네이쳐'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재미동포인 한국인 과학자 부부가 여성의 장내세균이 자폐아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자폐 증세를 유발하는 뇌 영역도 새로 찾아내어 자폐아 치료에 획기적인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허준렬 교수와 MIT의 글로리아 최 교수 부부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14일자에 ‘임신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가 자폐 증세를 보이는 새끼를 낳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논문 두 편을 기고했다. 네이처지는 이 논문들을 이번 호의 가장 중요한 연구 성과로 소개하며 이들의 연구를 높게 평가했다.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언어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회성이 크게 떨어지는 등의 증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발달 장애증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구 1%가 자폐증 환자로 알려져 있으며 1980~2005년 덴마크에서 출생한 모든 아기를 조사한 결과 임신 3개월까지 바이러스 감염을 심하게 겪으면 자폐아 출산 위험이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교수 부부는 앞서 2016년에도 생쥐가 임신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특정 면역세포에서 단백질이 분비돼 태아의 뇌세포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태어난 생쥐 새끼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는 등의 자폐 증세를 보였다. 사람에도 같은 면역세포가 있다.

부부의 이번 연구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자폐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에 소화기관에 있는 한 종류의 장내세균으로 인해 해당 면역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항생제로 이 장내세균을 없애자 생쥐가 임신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정상 새끼를 낳은 것을 발견함으로 자폐아 출산을 막을 방법까지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바이러스 감염이 뇌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면역세포는 뇌에서 몸에 대한 감각을 담당하는 영역을 공략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신호를 차단하자 생쥐의 자폐 행동이 크게 줄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네이처’에 공개 된 후 세계적인 석학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자폐증상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13일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경태 교수팀은 서울대 최세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폐증 모델 동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국,내외 의학계는 자폐증 치료에 속도를 붙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