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히딩크 감독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결국 축구협회의 거짓말로 드러났다. 히딩크 감독의 제안을 받은적 없다던 대한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 직후 말을 바꾸는 추태를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9연속 월드컵 진출을 알린 직후 국내 축구계는 갑작스레 히딩크 감독 영입설로 시끄러웠다. 이 과정에서 히딩크 재단 노제호 사무총장은 축구협회에 히딩크 감독 영입을 제안했다고 밝혔고 축구협회는 그런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히딩크 감독은 “영입의사를 타진한 것은 사실이다” 라고 밝혔고 이어 노제호 사무총장은 지난 6월에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에게 메시지를 보낸것도 공개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난 후 그간 히딩크 측과 논의한바 없었다던 김 부회장은 돌연 입장을 바꿔 당시 (노 사무총장이)“ ‘왜 나한테 이런 것을 보냈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래서 답변도 안 했다. 당시는 기술위원장이 아니라 권한도, 답변을 할 이유도 없었다”며 뒤늦은 해명을 했다. 기술위원장이 된 뒤에는 노 사무총장이 이와 관련해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설명이었다.

결국 축구협회의 거짓말이 드러나자 축구팬들은 축구협회에 맹렬한 비난을 보내며 축구협회 임원의 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축구팬들의 비난은 졸전을 거듭하며 겨우 월드컵 무대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의 무기력한 모습과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이 “(금액과 상관없이)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를 돕겠다”고 선언한 것과 비교되어 더 악화되는 상황이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축구협회의 임원들의 공금횡령 사건까지 불거졌다.

서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 회장, 이회택 전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황보관 전 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중연 전 회장 등 11명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220여차례 걸쳐 모두 1억1677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중현 전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3차례 국제축구경기에 부인과 동행하며 항공료 등 약 3000만원 상당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했으며, 협회 법인카드로 지인들과의 골프비용 약 1400만원을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

이 전 부회장, 김 전 사무총장, 황 전 위원장 등 10명은 법인카드로 골프장, 유흥주점, 노래방, 피부미용실 등을 오가며 수천만원을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기에 축구협회 직원 이씨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혼 사실을 숨기고 매월 부인 몫의 가족 수당 15만원을 부당 수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집행부는 일회성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법인카드를 맘대로 써왔다“ 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사면초가에 몰린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이런 논란들 속에서 과연 어떤 입장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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