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4편, 독립영화 4편 상영…개막작은 박석영 감독의 ‘스틸플라워’

▲ 대한독립영화제 포스터. 사진의 인물은 영화 '스틸플라워'의 정하담 배우.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영화의 도시 베를린에서 한국의 독립‧다큐멘터리 영화가 독일 관객들을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독일 한국문화원 개최로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각) 8일간 베를린의 유서 깊은 예술영화 전용관 바빌론 극장(Babylon Kino)에서 ‘대한독립영화제; Korea Independent'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영화제는 지난해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독일에서 최초로 한국 다큐영화제 를 개최한데 이어 올해는 한걸음 더 지평을 넓혀 개최되는 것.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그밖에도 해외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한국 감독들은 많지만 소규모 다큐영화와 독립영화가 설 자리는 아직도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 영화 천만관객 시대의 이면에는 지금도 한 해 1000편이 넘는 독립영화(극영화)와 100편 이상의 다큐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영화제 출품작을 기준으로 잡은 수치이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보게 될 작품은 다큐영화 4편과 독립영화 4편 등 총 8편이다. 영화제 개막작은 박석영 감독의 극영화 <스틸 플라워>다.


<스틸 플라워>는 2015년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순수한 사운드와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운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심사평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무척 새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작품. 많은 대사가 없이도 극중 ‘하담’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틸 플라워>는 한국 독립영화계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최근 한국 독립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소재는 ‘퀴어’다. 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서 관객상을 받은 <위켄즈>를 선두로, <연애담>, <꿈의 제인>, <분장>, <걱정말아요> 등이 선전하며 한국 퀴어 영화의 지평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중 극영화 <연애담>과 <분장>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그밖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최악이 돼버린 한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의 늦여름 하루의 데이트를 그린 <최악의 하루> 역시 극영화로 이번 영화제에서 볼 수 있다.


다큐 영화 네 편은 서로 다른 시선에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독일 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물숨>에서는 지난해 11월 3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된 해녀들을 만날 수 있고, <고려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핏줄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 이주가 시작된 지 80주년 되는 해여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울보 권투부>는 재일 조선인들의 삶과 차별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일본 도쿄의 조선 중고급학교의 권투부 소년들의 순진무구하면서도 냉혹한 일상이 먹먹함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내용도 형식도 ‘펑키’한 정윤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밤섬 해적단 서울 불바다>는 국가보안법에 정면으로 맞선 인디밴드 ‘밤섬해적단’의 이야기다.


‘대한독립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저변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들 중 최근작을 엄선해서 유럽의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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