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총회 연설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모두의 예상대로 였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매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본부 연설에서 "자살 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자, 정신이상자 등으로 표현하며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유엔 총회 연설에서 강한 어조로 북한을 비난 한 바 있다. ‘북한의 완전한 파괴’ ‘여차하면 북한을 절멸시키겠다’ 고 선언한데 이어, “김정은은 ‘꼬마 로켓맨’이다, ’자살 미션’을 수행하는 꼴”이라는 등의 강경한 발언으로 유엔 총회를 뒤흔들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시 리 외무상은 '개 짖는 소리'라며 매우 강한 어조로 불쾌감을 드러내었고, 그 불쾌감은 결국 총회 연설에서도 이어졌다. 리 외무상은 "미국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책임"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며 미국을 향해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리 외무상은 "미국은 이 세상에서 제일 처음으로 핵무기를 만든 나라이며,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해 수십만 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대량 살육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선 민주주의 공화국은 철두철미한 미국 때문에 핵을 보유하지 않을수 없었다. 국제적 정의가 실현되지 않으면 오직 힘에는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핵무기 무장을 하는 이유는 미국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리 외무상은 북한의 핵보유는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북한의 최종 목적은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대착오적 기득권에 집착하며 북한을 불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유엔을 향해서도 비판했다.

미국과 북한 이 두 나라의 날선 외교전에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유치원생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아무도 두 나라를 말릴수가 없다” 라고 비난하며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미 유력 언론 역시 평화를 추구하는 유엔총회에서 두 나라의 공방은 볼썽사납다는 논조를 표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리고 두 나라가 험한 말을 주고 받는 공방을 자제하길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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