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2017년 노벨 위원회는 경제학상 부문에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계 미국인 리처드 세일러(72) 미국 시카고 대학 교수를 선정했다.
세일러 교수는 1945년 9월 12일 미 뉴저지 태생으로, 로체스터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넬대와 MIT 경영대학원을 거쳐 현재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가 연구해 온 행동경제학은 인간 심리가 경제적 의사결정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작동하는지를 연구하고, 설명함으로써 보다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학파다. 인간이 온전히 합리적이며, 이익과 손실을 이성적으로 분석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경제적 선택을 하는 존재라는 주류 경제학의 인간관을 부정하는데서 출발하는데 기초를 두고 있는 이론이다.

세일러 교수는 저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승자의 저주'를 포함해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다수의 경제학 저서를 집필, 그동안 주류경제학의 변방에 머물러 왔던 행동경제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받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저서로 2008년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과 함께 집필한 '넛지'(Nudge: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가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넛지는 출간 직후 큰 성공을 거둬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당시 오랜 기간동안 베스트셀러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아왔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등의 뜻으로 세일러 교수는 이 단어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정의 내리고, 소변기에 그려 넣은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소변기 밖으로 새는 소변량의 80%가 줄어들었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화장실 사례를 들어 일반인들에게 행동경제학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세일러 교수가 '넛지'의 개념을 넣어 설계한 '점진적 저축증대 프로그램'을 미국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저축 장려책으로 채택해 발표하기도 하였다. 넛지의 공동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로 영입돼 미국의 경제 정책에 일조하기도 하며 행동경제학파가 오바마정부에서 환영받은바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세일러 교수의 연구가 인간의 특성이 개인의 결정과 시장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며, 행동경제학을 통해 인간이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좀더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만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역시 수상 당시 공을 세일러 교수에게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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