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총재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한국과 중국이 맺은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연장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재연장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는 있지만, 연장이 안 될 가능성도 있어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계약 만료일로 알려진 10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은 중국 인민은행, 중국 정부 측과 회의를 갖고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통화스와프 계약 재연장을 위해 일단 만기일이 지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협상이 완결될 때까지 보도 자제를 당부하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협상 당사자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동 문자 메시지를 통해 "10일 만기 도래하는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과 관련해 당분간 현재 상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미리 공지를 하였다.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출근길에서 "협의를 하다보면 만기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존의 협정이 만료되기 전에 모든 것이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오늘이 만기이기 때문에 꼭 어떻게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발언하며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 2008년 첫 체결된 이후 2014년10월 연장된 바 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등 비상시에 각자의 통화를 맡기고, 외화를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계약으로 자금유출을 대비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현재 계약된 한·중 통화스와프의 규모는 560억달러(3600억위안)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계약 연장 당시에는 양국 정상이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합의하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협상이 이뤄졌으나, 최근 정부의 사드 배치문제로 인해 양국간의 우호문제가 불거지며 통화 스와프 논의가 불투명해졌다.

만약 이번 계약이 무산될 경우 당장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주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국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아닌데다, 우리나라도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어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약 3800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다만 계약 불발이 자칫 양국의 갈등으로 번지게 되면 금융, 외환시장에 미치는 리스크는 확대될 우려가 있다.

10일 통화 스와프가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못하더라도 18일 이후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제19차 중국 공산당 대회가 18일 시작되어 시진핑 2기 내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통화 스와프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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