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분열 시 한국당이 제1당 될 것" 우려 나타내

▲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12일 시작된 가운데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가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데 이어 국민의당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이 언급됐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민스럽다"며 부인하는 대신 여지를 남겼다. "통합까지는 총선 민의, 국민이 다당제을 요구하는 것 때문에 어렵다"면서도 "저로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통합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가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에 따른 '원내1당' 출현 가능성 때문임을 시사했다. "만약 (바른정당이) 분열되면 제일 염려스러운 게 한국당이 제1당이 된다"며 "한국당이 현재 107석인데 15명 바른정당 의원들이 더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바른정당 의원 15명이 한국당에 합류할 시 한국당 국회 의석수는 122석이 된다. 현재 원내1당인 민주당은 120석이다. 박 전 대표는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갖는 관습이 있다. 만약 국회의장을 한국당이 갖는다면 문 대통령은 두 개의 복병에 처하는 것"이라고 재차 우려를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 분열을 기정사실화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녹록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반드시 바른정당은 분열되게 돼 있다"고 내다봤다.


"제가 만난 바른정당 고위층들은, 소위 통합파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들이 '절대 바른정당 갖고는 선거를 할 수 없다. 그렇기에 한국당으로 가자'(라고 한다)"며 "그래서 뿌리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는 11일 보수통합 논의에 본격 나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 날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서 "바른정당 전당대회(11월13일) 이전에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공식 시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회동했다. 한국당에서는 이철우, 권성동, 홍문표 의원 등 11명이, 바른정당에서는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회동에서 이들은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전격합의했다. 김영우 의원은 "바른정당의 자강보다 더 중요한 게 보수 전체의 자강"이라며 "그것이 가장 중요한 명분"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통합파 수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전당대회 전 통합'이 필요하냐는 기자단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당과 민주당 간 통합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앙숙관계였지만 근래 한 매체가 양당 간 '모종의 빅딜 의혹'을 보도하는 등 밀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언급한 안철수 대표가 변수이지만 당 내 친안(親安)파 세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만약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모두 민주당으로 이적할 시 민주당은 국회 의석수 '160석'의 거대정당이 된다. 반면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의원 등 자강파가 모두 넘어온다 해도 한국당 의석수는 127석에 그치게 된다. 때문에 한국당으로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 저지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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