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기획재정부 간부가 자유한국당 측 보좌진에게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일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한국당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며 사실상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대상 국정감사 질의에 앞서 "(기재부) 공공정책국에 공공기관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과장이 욕설을 했다"고 밝혔다.

"자료 요청에 기재부 측에서는 전례가 없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며 "말미에는 '아씨, 박명재 보좌관 이거 완전 또라이 아냐, 아이씨'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화가 끊어졌다 생각하고 말한 것이겠지만 기재부의 안일한 태도와 오만방자함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김 부총리의 사과와 국회법에 따른 고발조치를 요구했다.

김 부총리는 "오늘 아침에 보고받았다"며 "통화가 끊어진 것으로 알고 그런 것 같은데 기획조정실장이 사과했고 앞으로 관리를 잘하겠다는 의미에서 사과말씀을 올린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비판 수위를 높였다. 심재철 의원은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욕했다면 오히려 평소 기재부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좌진에게 욕하는 것은 결국 국회의원에게 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보좌진협의회는 이 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부가 불성실한 국감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가 국민들께서 주신 감사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행정부의 자료 (제출) 협조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불성실하게 임하거나 거부하는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국감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보좌진에게 피감기관의 담당과장은 '또라이'라고 욕설했다"며 "이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여실히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또 "거듭되는 문재인 정부의 국회 무시, 행정부 우위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위원회 차원의 고발조치 등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앞으로도 자유한국당보좌진협의회 회원 일동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