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학비 '1500만원' 국제中 재학 확인돼.. 與 관계자 "국민 피로도 높아질 것" 우려

▲ 26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여의도 사무실에 들어서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 간 '쪼개기' 증여, 불분명한 상가 리모델링 비용 출처, 증여가액 축소 의혹을 받는 가운데 '언행불일치'까지 도마에 올랐다. 평소 특수목적고교 폐지를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의 딸은 국제특성화중학교에 보낸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홍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홍 후보자 딸은 경기 가평군 소재 청심국제중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 학교의 1년 학비는 1500만원에 달해 '귀족학교'로 불린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 등을 지낸 홍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입시기관이 돼 버린 특목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07년 대선에서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특목고가 입시학원화됐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할 얘기가 없다"며 "입장이 정해지는대로 발표할 것"이고 밝혔다.


홍 후보자가 다수 구설수에 휩싸임에 따라 '현역불패' 기조가 이례적으로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국회의원 재임 중 장관으로 지명돼 무난하게 임명됐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홍 후보자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일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1일 국감 대책회의에서 "(홍 후보자는) 언행불일치의 챔피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핵심인사들 행태가 어떻게 이리 똑같냐"고 질타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 자존심이 납득할 수 없다"며"청문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홍 후보자가) 빨리 거취를 정하는 게 정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홍 후보자는 '말따로 행동따로' 이중인격 태도를 보였다"며 "이런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청와대 인식은 더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검증 시스템도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과연 인사검증을 제대로 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대통령의 아집인사를 꺾지 못한 것인지 묻고싶다"며 "청와대는 인사추천과 검증 관계자를 즉각 전면교체하라"고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문 대통령을 동시에 비판했다.


홍 후보자는 2007년 11월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 등과 공동출간한 '한국경제 새판 짜기' 대담집에서 "단언컨대 참여정부는 부패했다" 등 지적을 내놨다. 과거발언까지 논란이 되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야 할 불공정 갑을관계 개선, 혁신성장 정책 등에서 일을 잘 할 분"이라고 감싸며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하자고 주장했다. 홍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내달 10일 열린다.


그러나 청와대의 잇따른 인사실패 논란에 겹쳐 홍 후보자의 과거 노무현 정부 비판 발언까지 불거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자진사퇴 여론이 점차 형성되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정부에 대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홍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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